입력 : 2012.08.29 23:26
[최희준 코리안 심포니 예술감독]
독학으로 지휘 공부 시작, 대학 졸업 후 베를린 유학 "오케스트라 피트는 나의 집"
단국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지휘자 최희준(40)씨는 1995년 군 복무를 마칠 때까지도 진로를 놓고 고심이 많았다. 7세부터 배운 피아노, 군악대 시절 연주한 바이올린과 트롬본까지 다루는 악기는 많았지만, 모두 프로 수준은 아니었다. 그때 국내 악단의 연주회에서 보았던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 떠올랐다. "이틀 연주를 모두 보았는데, 첫날 그저 그랬던 교향곡이 둘째날에는 화려하게 피어났어요. 같은 곡에 다른 숨결을 불어넣고 재창조하는 건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휘 교재를 사서 독학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복학생' 최희준은 곧바로 실전 현장에 뛰어들었다. 비(非)음대생으로 구성된 홍익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자청해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지휘했고, 작곡과 선후배들의 발표회마다 창작곡은 도맡아서 초연했다. "금관 5중주 등 편성도 단출했고 지휘 테크닉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낯선 곡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열정을 키울 수 있었지요."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이지만, '열정'이라고 할 때만큼은 두 번 가슴을 치며 강조했다.
지휘 교재를 사서 독학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복학생' 최희준은 곧바로 실전 현장에 뛰어들었다. 비(非)음대생으로 구성된 홍익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자청해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지휘했고, 작곡과 선후배들의 발표회마다 창작곡은 도맡아서 초연했다. "금관 5중주 등 편성도 단출했고 지휘 테크닉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낯선 곡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열정을 키울 수 있었지요."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이지만, '열정'이라고 할 때만큼은 두 번 가슴을 치며 강조했다.

코리안 심포니의 예술감독인 최희준은 '올가을의 지휘자'다. 다음 달 6일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인 벤젤 푹스와 협연 연주회에 이어 11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와 12월 발레 '호두까기 인형'까지 그가 모두 지휘봉을 잡는다. 코리안 심포니는 10월 오페라 '카르멘'과 12월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도 연주를 맡는다. 올 연말 예술의전당에서는 그와 그의 악단을 시종 마주치게 되는 것. 최씨는 "우리 악단은 예술의전당 상주단체여서 오페라와 교향곡의 '양수겸장(兩手兼將)'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하면서 "지휘자란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거나 반응만 늦어도 전투기를 추락시키고 마는 파일럿과 같다"는 교훈을 얻었다. 수업이 없는 날이면 베를린 필하모니 홀로 달려가 한 해 150회 이상 리허설과 연주회에 참관했다. 때로는 비공개 리허설에서 쫓겨나기도 했지만, 그는 "공연장 어두운 곳에는 숨을 곳이 얼마든지 있었다"면서 웃었다.
2005년부터 그는 낮이면 드레스덴 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밤에는 인근 라데보일의 주립 극장에서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며 6년을 '주경야독'했다. 모차르트와 베르디, 푸치니의 오페라를 익혀간 것도 이 즈음이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피트(pit)는 나의 집이었고, 공연장은 나의 성장 동력이었다"고 했다.
▲코리안 심포니 연주회(협연 벤젤 푹스), 9월 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02)523-6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