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듯한 '백조의 호수'… 살아 있는 진짜 '백조'와 같을까

입력 : 2012.08.15 23:21

무대 공연 파고든 3D 영화
공연보다 저렴한 티켓은 만족, 현장의 생생함 전하기엔 한계

3D 영화가 살아 숨 쉬는 무대 공연을 대체할 수 있을까?

올해 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3D의 성공으로 힘을 받은 3D 상영 바람이 무용계로 불어닥쳤다. 지난해 영국 런던 새들러즈 웰즈 극장의 실황 공연을 담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지난 2일 영화관 메가박스에서 먼저 개봉했으며, 전설적인 현대 무용가인 피나 바우슈(1940 ~2009)의 작품을 담은 '피나'(감독 빔 벤더스)가 30일 선보일 예정이다. 피나 바우슈의 작품은 지난해 다큐 영화 '댄싱 드림즈'로도 국내에 소개됐으나 3D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육질 남성 백조의 군무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매튜 본의 3D‘백조의 호수’. /메가박스 제공
근육질 남성 백조의 군무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매튜 본의 3D‘백조의 호수’. /메가박스 제공
두 작품 모두 가격 대비 만족도는 높다. 실제 공연 관람료의 20% 수준(2만원)에서 좌석의 구분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010년 '백조의 호수' LG아트센터 공연 당시 최고가석(R석)은 12만원이었다. 영화라는 복제 예술의 대중성이 십분 발휘되는 지점이다. 3D 안경으로 근육질 남성 백조의 섹시한 몸짓을 크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피나'는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했던 피나 바우슈의 작품 4개를 담았다. 피나가 세상을 떠난 후 촬영돼, 기존 영상을 활용한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피나가 나오지 않는다. 갈망 자체보다 갈망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물었던 피나의 춤 세계를 무용수들이 산과 강에서 펼쳐보인다. 특히, 작품 '보름달'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튕겨내는 무용수들의 생명력이 생생하다.

3D 영화‘피나’중‘보름달’. 3D 화면으로 보면 바위도 춤추는 듯 보인다. /백두대간 제공
3D 영화‘피나’중‘보름달’. 3D 화면으로 보면 바위도 춤추는 듯 보인다. /백두대간 제공

3D가 공연 예술의 영토를 노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 현장성의 매력을 기술력으로 극복하기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기 때문. 무대 전체에 펼쳐지는 미장센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없고, 카메라에 의해 제한된 프레임 안에서 봐야 하는 근본적 단점도 있다.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가 없다는 점은 소리에 예민한 관객에게 아쉬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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