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이상 관람 불가 연극?

입력 : 2012.08.02 23:27

연극 '달' 3세 이하 관객 받아
조명·음악까지 아이 눈높이… 엄마 품에 안겨 공연 관람

이 연극은 모든 관객을 일일이 보살펴 준다. 한 명씩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준다. 관객은 15명만 받는다. 보다가 짜증 나면 나갔다 들어와도 된다. 단, 관객이 되려면 조건이 있다. 3살 이하만 가능하다. 영유아극 '달'은 국내에서 시도가 드물었던 영역에 도전장을 던진다.

영유아극은 유럽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중요성이 부각됐다. '달'은 어린이극 전문극단인 사다리(대표 정현욱)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지난달 경기도 과천시민회관에서 초연했다. 이번에 공연장을 서울 구로구 구로아트밸리로 옮겨 5일까지 10회 공연한다. 초연 때 아기와 함께 관람한 엄마들 사이에서 "아기가 새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인 나도 빠져서 봤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배우(오른쪽)가 아기 관객에게 달 여행 중 만난 강아지를 만져보게 하고 있다. /극단 사다리 제공
배우(오른쪽)가 아기 관객에게 달 여행 중 만난 강아지를 만져보게 하고 있다. /극단 사다리 제공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무대에는 희고 둥근 달 모양 쿠션 수십 개가 주렁주렁 달렸다. 무대 일부는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다. 천을 걷고 들어가면 아기 관객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펼쳐진다. 바닥으로부터 3m 높이에 가로로 커다란 흰 천을 달아 천장을 낮췄다. 공간이 넓고 높게 느껴지면 아기가 무서워할 수 있기 때문.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 연극을 본다. 엄마와 아기가 만지고 속삭이면서 유대감이 깊어지도록 배려했다.

공연 시간은 약 30분. 시작 전 5분간 편안한 음악을 들려준다. 아빠, 엄마, 아기 역 배우 3명이 등장해 "까꿍!" 하며 인사를 건넨다. 대사는 거의 없다. 달을 닮은 흰 축구공을 보여주며 "달!"이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엄마 배우와 아기 배우가 서로를 부르고 노래한다. 아기가 우주선을 타고 달 탐사에 나섰다가 새 친구 강아지를 만나는 이야기가 함축적으로 진행된다. 아기가 가장 흥분(?)하는 대목은 강아지가 등장할 때. 무대로 뛰어나가는 적극적인 아기 관객도 있다고 한다.

영유아극은 성인 연극보다 만들기가 까다롭다. 감각이 예민한 아기를 위해 소리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틀고, 조명은 은은하고 풍부하게 준비한다. 작품에 들어가는 색깔은 흰색과 검은색을 주로 쓰고 포인트색('달'은 오렌지색)은 한 가지로 제한한다. 색이 화려하면 배우들 표정에 집중이 안 된다. 속도도 중요하다. 아기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시선을 붙잡아 두기 위해 빠르게 전개된다. 현재까지 최연소 관객은 3개월 반 아기였다. 영유아극이 국내에 생소한 장르인 점을 고려해 '달' 연출은 영국의 아동극 전문가인 토니 그레이엄이 맡았다. 관람료는 엄마와 아이 1쌍에 1만5000원, 문의 (02)2029-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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