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증강현실 공연, 어린이 뮤지컬 '초록이'
실시간 연기+저장된 이미지 합성해 무대 위로 재송출… 관객은 3D 보듯 흥미진진
영화에서는 익숙한 이미지다. 그렇다면 이런 장면이 연극에서 펼쳐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눈앞의 실제 배우에게 컴퓨터 이미지를 덧씌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무대에서 펼쳐보이는 증강현실(Augmentation Reality·AR) 공연이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어린이 뮤지컬 '초록이의 우당탕탕 세계 여행'(연출 허승민)은 AR기술을 공연 무대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실제 환경에 가상 정보를 추가해 보여주는 AR기술은 1990년대 보잉사에서 비행기 조립에 도입하면서 소개됐다. 스마트폰으로 주변을 비추면 인근 상점 위치와 번호가 영상으로 뜨는 것도 AR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지난 17일 '초록이' 공연장인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시연회를 지켜봤다. '초록이'는 주인공이 세계 여행 중 체험하는 다양한 모험을 보여준다. 먼저 무대 위 배우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연기한다. 카메라가 이 모습을 찍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컴퓨터는 전송받은 배우의 영상과 미리 입력된 공룡의 컴퓨터 이미지를 합성해 무대 세트로 쏜다. 관객이 보는 무대에는 초록이가 공룡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나타난다. 마치 3D 영화를 보는 듯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영상을 틀어주는 영화와 달리 실시간으로 합성이 이뤄지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CG가 배경으로만 쓰이는 기존 무대 기술과도 확연하게 다르다.
동화책에서나 보던 장면을 실제 배우의 연기와 함께 즐기게 되니 마술 보듯 신기하다. 하지만 ▲이미지를 제외한 배우의 연기와 ▲이미지까지 합성한 세트 장면이 동시에 무대에서 보이니, 자칫 혼란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초록이' 제작사 아이엠트리커뮤니케이션의 권민영 대표는 "2008년 미국 테마파크박람회(IAAPA)에 참관했다가 AR 기술개발 전문회사인 프랑스 토털이머전사(社)의 기술을 알게 돼 지난해 정식 파트너십 계약(2년)을 맺었다"고 밝혔다. 토털이머전은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라이브쇼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로, 세계 120개 파트너사 중 공연제작사는 아이엠트리커뮤니케이션이 유일하다. 권 대표는 "파트너십 계약에 5500만원, CG 영상제작비에 5000만원 정도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출은 '구름빵' '뽀로로'를 만든 아동극계 '황금의 손' 허승민씨가 맡는다. (070)8224-8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