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역, 젊음과 다시 호흡

입력 : 2012.07.09 23:33

2008년 1회 전시장… 4년 만에 아시아프 작품 전시

'아시아프'가 4년 만에 첫 탄생지를 다시 찾는다. 내달 1~26일 열리는 제5회 '아시아프(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는 2008년 제1회 아시아프가 탄생했던 그곳, '문화역 서울 284'(옛 서울역)에서 열린다. 아시아프가 여름철 대표적인 청년미술축제로 자리 잡는 동안 옛 서울역사(驛舍)도 말끔히 새로 단장했다.

1925년 '경성역'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2004년 KTX 신역사에 철도 기능을 넘겨줬다. 지난해 8월 '문화역 서울 284'로 재개관할 때까지 비어 있었다. 2008년 제1회 아시아프 때만 해도 리모델링하기 전이어서 벽면과 천장은 부서지고 칠이 벗겨져 내부 자재가 다 드러났고, 난간 손잡이는 깨지고, 조명도 망가져 있었다. 올해 아시아프 참여 작가들은 말끔하게 재정비된 전시 공간에서 역사의 향취를 느끼며 전시하게 된다.

12개의 석재 기둥과 돔으로 구성된 1층 중앙홀엔 입체·회화작품이 설치된다. 1·2등 대합실과 부인 대합실, 역장실 자리엔 서양화가 걸린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3등 대합실은 한국화 작품이 차지하게 됐다. 이승만·박정희 전(前) 대통령이 지방 출장 때 사용하곤 했던 귀빈실 공간에는 영상작품이 설치될 계획. 우리나라 최초의 양식당인 2층 '서울역 그릴' 자리에는 해외 작가 작품들이 전시된다. 플랫폼과 역사 사이 복도 공간에도 서양화와 사진작품이 주르륵 걸릴 예정이다. 이번 아시아프에는 서양화 772점, 한국화 337점, 입체 149점, 사진 239점, 판화 78점, 미디어 26점, 해외 작가 작품 85점 등 모두 1686점이 선보인다.

2008년 8월 옛 서울역사(현‘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프 전시 장면.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2008년 8월 옛 서울역사(현‘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프 전시 장면.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9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2012 아시아프' 참여 작가 설명회엔 300여명이 참석했다. 오리엔테이션을 맡은 김종학 세종대 교수(2012 아시아프 기획위원)는 "젊은 작가들이 아시아프를 통해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작품 판매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얻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작가들이 작품이 팔렸다고 해서 기고만장해지거나 안 팔린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진 작가를 위한 행사이니만큼 학생들이 초심(初心)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아시아프의 작품 최고가는 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설명회에 참석한 안민영(24·홍익대 대학원)씨는 "학교에서 벗어나 '현장'을 알고 싶은 욕심에 참여를 결심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서울역에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해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문의사항은 아시아프 홈페이지(http://asyaaf.chosun.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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