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연극 미학 치열하게 구축해"

입력 : 2012.04.10 00:45

제22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 연출가 한태숙씨 수상
집념·열정으로 본성 파헤쳐 독자적 연출 세계 이뤄
"그가 작품에 집중할 땐 어금니가 빠져도 모를 정도"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파헤치는 치열함으로 완벽한 연극 미학을 구축해냈다."

9일 제22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이 열린 조선일보사 편집동 미술관. 수상자인 연출가 한태숙(62)씨는 '연출가로서 드물게 자기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는 수상 이유패를 받아들고 감격 어린 표정이었다. 이날 시상식 사회를 맡은 손숙씨는 "제가 수상할 때(7회)는 이유패가 없었는데, 이유패가 부러워서 다시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해랑연극재단(이사장 이방주)과 조선일보사가 함께 운영하는 이해랑연극상은 한국 현대 연극사의 거목인 이해랑(李海浪·1916~1989) 선생의 리얼리즘 연극 정신을 이어가는 국내 최고의 연극상이다. 이해랑연극상을 여성 연출가가 받은 것은 15회 때 특별상을 받은 고(故) 강유정(1932~2005)씨를 제외하고는 한씨가 처음이다. 한씨는 수상 소감에서 "이해랑연극상이 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미국 여행을 잡아둔 차에 수상 소식을 듣게 됐다"며 "뜻밖의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영웅 심사위원장은 "한씨는 30년간 적극적인 활약으로 연극계에 끼친 공적이 매우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9일 열린 제22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연출가 한태숙(왼쪽)씨가 심사위원장인 임영웅씨로부터 상패를 건네받은후 악수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9일 열린 제22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연출가 한태숙(왼쪽)씨가 심사위원장인 임영웅씨로부터 상패를 건네받은후 악수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이날 기념식은 이해랑 선생의 뜻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상금 5000만원을 수여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프로그램에 실린 인사말에서 "독창적이고 강렬한 무대를 창조해 온 한태숙씨의 열정이 오늘의 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배우 박정자씨는 축사에서 "작품에 집중할 때는 어금니가 빠져나가도 모를 정도로 온 마음을 바치는 연출가"라며 "내가 받았을 때보다 더 기쁘다"고 했다. 박씨는 미국 배우 존 말코비치의 말을 인용해 "창작 작업을 통해 빈곤과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를 기원한다"고 축사를 마쳤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김지훈(32)씨는 5년 전 희곡 '원전유서'를 공모전에서 높이 평가해준 한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 유민영 단국대 석좌교수, 김방옥 동국대 교수 등 심사위원을 비롯해 이해랑 선생의 가족인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과 이민주·이석주·이유영·이지영·이사라씨, 역대 수상자인 실험극장의 이한승 대표(1회), 배우 이호재(4회)·박정자(6회)·백성희(6회 특별상)·권성덕(12회)씨,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13회), 연출가 김삼일(14회)씨, 박동우 중앙대 교수(16회), 배우 정동환(19회)씨,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20회), 배우 한명구(21회)씨 등이 참석했다. 9회 수상자인 고(故) 서희승(1952~2010)씨의 부인 손해선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김정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 배우 오현경씨, 극작가 윤대성씨, 평론가 구히서씨, 최치림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박계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연출가 이병훈·서재형씨, 허순자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심재찬 국립극단 사무국장,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배우 박지일·서주희·박상종·정태화씨, 이종찬 전 국정원장,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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