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22인역, 옷만 24벌… 20초 만에 변신도

입력 : 2012.03.07 23:32

[그 무대의 비밀]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

뮤지컬‘김종욱 찾기’에 1인 22역으로 나오는‘멀티맨’임기홍(가운데)이 택시운전사로 변신했다. /CJ E&M 제공
지난달 25일 여섯 번째 시즌을 개막한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남녀 한 쌍이 주인공이지만, 극의 재미와 웃음은 빛나는 조연 '멀티맨'(임기홍 역)이 끌어낸다. 멀티맨(Multi-man)은 혼자 22역을 해내서 붙은 이름. 그가 소화하는 역할은 이렇다. 얄미운 도쿄 공항 직원, 웃통 드러낸 인도 가이드, 분위기 깨는 KTX 차장, 이 빠진 섬 할머니, 섹시한(?) 다방 종업원 제시카, 엄숙한 교회 목사, 고 박정희 대통령을 닮은 군인…. 변신 폭이 거의 무한대다.

공연 시간 110분 중 멀티맨 출연 시간은 35분이다. 이 시간 안에 총 74개로 구성된 의상 24벌을 갈아입는다. 성경·안경·모자 등 소품도 70가지. 특히 이번 시즌은 고난도 전환이 추가됐다. 제작진이 '김김김'으로 부르는 장면으로, 첫사랑 남자 김종욱을 찾아나선 여주인공이 동명이인 김종욱 3명을 잇따라 만난다. 직전 장면에서 인도 가이드였던 멀티맨이 도사 김종욱, 게이 김종욱, 소매치기 김종욱으로 나온다. 위아래 10가지로 구성된 의상 3벌과 소품 7가지를 몽땅 바꿔 입는다. 변신에 허락되는 시간은 짧게는 20초. 단추 대신 '찍찍이'라고 하는 벨크로를 달아도 부족하다. 그래서 멀티맨을 위해 무대·의상·분장 담당이 '변신팀'으로 따라붙는다. 이들은 연기 연습 외에 변신 연습에만 3주를 투자했다.

한 역할을 하면서 관객 모르게 부분적으로 갈아입기도 한다. 소매치기로 나와 상반신만 무대에 보여주고, 가려진 하반신에 변신팀이 핫팬츠를 입히고 브래지어를 걸쳐준다. 장면이 끝나면 멀티맨이 곧바로 엉덩이에 걸쳐진 브래지어를 가슴에 올리고, 변신팀 한 사람은 상의를 입히고, 다른 한 사람이 가발을 씌우는 식이다. 이 역시 20초 안에 해낸다.

간혹 실수도 있다. 멀티맨 임기홍(37)은 "급한 마음에 바지 지퍼를 안 올리고 나간 적이 몇 번 있다"면서 "웃기는 역할이다 보니, 애교로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대학로 예술마당 1관,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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