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2.06 23:33
최병진 개인전 '문 없는 방' 8일 서울 이화익갤러리서
인간은 변화를 꿈꾸지만, 삶이란 으레 지루한 패턴의 반복이다. 스펙터클한 인생을 동경하며 현재를 폄하할 것인가, 단조로운 일상을 곱씹으며 묵묵히 감내할 것인가. 8~21일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 '문 없는 방'을 갖는 최병진(37)은 후자에 의미를 두는 작가다.
그의 관심사는 거대한 사회에 파묻힌 개인의 초상. 흔한 주제지만 표현 방식은 독특하다. 인물의 얼굴은 흐릿하게 표현하면서, 인물의 옷 문양을 원색의 기하학적 무늬로 도드라지게 그린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밖에서 지어주는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사회화된다. 그 사회화 과정은 규정과 관습의 반복이지만, 그럼에도 저마다 다른 빛깔과 문양의 삶을 직조해 내는 개개인의 이야기는 눈부시다."
출품작 '부모'(2010~2011·사진)는 작가의 부모를 모델로 한 작품. 어릿광대처럼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고깔모자를 쓴 노부부의 초상 뒤로 잔혹한 전쟁 이미지가 펼쳐진다. 이는 안정된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쟁 같은 삶을 견뎌낸 부모 세대의 삶에 대한 상징이다.
그의 관심사는 거대한 사회에 파묻힌 개인의 초상. 흔한 주제지만 표현 방식은 독특하다. 인물의 얼굴은 흐릿하게 표현하면서, 인물의 옷 문양을 원색의 기하학적 무늬로 도드라지게 그린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밖에서 지어주는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사회화된다. 그 사회화 과정은 규정과 관습의 반복이지만, 그럼에도 저마다 다른 빛깔과 문양의 삶을 직조해 내는 개개인의 이야기는 눈부시다."
출품작 '부모'(2010~2011·사진)는 작가의 부모를 모델로 한 작품. 어릿광대처럼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고깔모자를 쓴 노부부의 초상 뒤로 잔혹한 전쟁 이미지가 펼쳐진다. 이는 안정된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쟁 같은 삶을 견뎌낸 부모 세대의 삶에 대한 상징이다.
또 다른 작품 '에라스무스와 루터'(2010)에서는 온건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와 급진적 종교개혁자 루터를 대비시켰다. 후대 사람들에겐 정열적인 루터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최병진은 루터를 배경 속에 파묻고 부드러운 성격의 에라스무스에게 화려한 의상을 입혀 도드라지게 했다.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의 최병진은 주변의 사물을 조합해 만든 로봇 그림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품 '호기'(2004)가 2007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 최고치의 2.5배인 12만5000HKD(약 1800만원)에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그는 2008년 이후 로봇 그림에서 손을 뗐다. "거대한 사회 시스템과 대비되는 가벼운 농담 같은 '유희'로 시작한 로봇 그림이, 점차 무거워지면서 애초의 의도와는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02)730-7817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의 최병진은 주변의 사물을 조합해 만든 로봇 그림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품 '호기'(2004)가 2007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 최고치의 2.5배인 12만5000HKD(약 1800만원)에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그는 2008년 이후 로봇 그림에서 손을 뗐다. "거대한 사회 시스템과 대비되는 가벼운 농담 같은 '유희'로 시작한 로봇 그림이, 점차 무거워지면서 애초의 의도와는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02)730-7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