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2.21 23:31
'한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작가와 배우가 던지는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
지난해 여름 서울예술대학 학생들이 단체로 연극을 보러 갔다. 막이 내리고, 소극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스물 몇 살 그들은 펑펑 울며 말했다. "우리 아빠 생각나서요."
실버 연극이라더니 2030을 울린 그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연출 임영웅)은 '노인 연극'이라고만 하기엔 너무도 생생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70대 전직 연출가가 폭음으로 삶을 마감한 후 장례식장에 모인 두 친구와 전처(前妻)가 들려주는 쓸쓸한 독백은 70대를 저만치 둔 세대에게도 살아가는 것과 나이 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극본을 쓴 윤대성(72)과 작가 나성일 역의 배우 권성덕(70)이 지난 16일 산울림소극장에서 만났다. 윤대성은 1967년 희곡 '출발'로 등단해, 동랑 유치진 연극상·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등을 받았다. 70년대 TV드라마 '수사반장'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권성덕은 제12회 이해랑연극상을 받은 정통파 연기자다. 7080뿐 아니라 2030을 위해 '한 번만 더…'를 쓰고, 연기했다는 두 사람의 문답을 들어봤다.
권성덕(이하 권): 초연 때보다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제가 맡은 역에 더 근접하는 느낌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네 인물이 모두 윤 선생의 분신 같은데, 어떻게 구상을 하시게 되셨는지요?
윤대성(이하 윤): 방송국에서 알게 된 친구가 실제로 술 먹고 자살했어요. 연극에 나오는 대로, 직장 잃고 아내는 떠나니 외로움을 감당 못 한 거였죠. 빈소에 가니 문상객 모두 일없고 맥 빠진 사람이었어요. 지구가 거대한 양로원이 돼서 우주를 돌고 있구나 싶었죠. 우리 세대는 준비를 못 했지만, 다음 세대에게 빨리 깨우쳐 줘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실버 연극이라더니 2030을 울린 그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연출 임영웅)은 '노인 연극'이라고만 하기엔 너무도 생생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70대 전직 연출가가 폭음으로 삶을 마감한 후 장례식장에 모인 두 친구와 전처(前妻)가 들려주는 쓸쓸한 독백은 70대를 저만치 둔 세대에게도 살아가는 것과 나이 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극본을 쓴 윤대성(72)과 작가 나성일 역의 배우 권성덕(70)이 지난 16일 산울림소극장에서 만났다. 윤대성은 1967년 희곡 '출발'로 등단해, 동랑 유치진 연극상·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등을 받았다. 70년대 TV드라마 '수사반장'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권성덕은 제12회 이해랑연극상을 받은 정통파 연기자다. 7080뿐 아니라 2030을 위해 '한 번만 더…'를 쓰고, 연기했다는 두 사람의 문답을 들어봤다.
권성덕(이하 권): 초연 때보다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제가 맡은 역에 더 근접하는 느낌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네 인물이 모두 윤 선생의 분신 같은데, 어떻게 구상을 하시게 되셨는지요?
윤대성(이하 윤): 방송국에서 알게 된 친구가 실제로 술 먹고 자살했어요. 연극에 나오는 대로, 직장 잃고 아내는 떠나니 외로움을 감당 못 한 거였죠. 빈소에 가니 문상객 모두 일없고 맥 빠진 사람이었어요. 지구가 거대한 양로원이 돼서 우주를 돌고 있구나 싶었죠. 우리 세대는 준비를 못 했지만, 다음 세대에게 빨리 깨우쳐 줘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권: 처음 역할을 맡았을 때는 이런 얘기가 연극이 될까 싶었는데, 젊은 관객까지 눈시울을 적시는 걸 보면서 힘이 났어요. 극 중에 나오는 나이 든 배우처럼 저도 이제 '불러주지 않는' 배우가 됐나 싶어서 회한이 밀려온 적도 있습니다. 작가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요?
윤: 비너스는 멀리 가고 바쿠스가 가까워지는 거죠. 사랑의 신(神)보다 술의 신이 더 유혹적인데, 그래서 더 즐겁기도 합니다. 작가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가라앉은 걸 끄집어 내서 '이게 뭐지?' 하고 보통 사람이 생각하게 하는 거죠. 그런 질문은 살아본 사람만이 던질 수 있으니, 제 나이가 어찌 보면 고맙기도 하지요.
권: 저도 이 연극을 한 후론 친구들에게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자주 얘기합니다. 산에만 가지 말라고요. 젊은이들이 이 연극을 보고 일찍부터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공연장을 나서던 임영웅 연출이 두 사람을 보고 거들었다. "우리가 왜 노인이야? 할 거 다하는데. 난 78세지만, 노인이라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요.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칠십,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이 찾아온다, 그것이 내가 연출하면서 심어놓은 메시지라오."
▲'한 번만 더…' 는 2012년 1월 15일까지, 서울 산울림소극장, (02)334-5915
윤: 비너스는 멀리 가고 바쿠스가 가까워지는 거죠. 사랑의 신(神)보다 술의 신이 더 유혹적인데, 그래서 더 즐겁기도 합니다. 작가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가라앉은 걸 끄집어 내서 '이게 뭐지?' 하고 보통 사람이 생각하게 하는 거죠. 그런 질문은 살아본 사람만이 던질 수 있으니, 제 나이가 어찌 보면 고맙기도 하지요.
권: 저도 이 연극을 한 후론 친구들에게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자주 얘기합니다. 산에만 가지 말라고요. 젊은이들이 이 연극을 보고 일찍부터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공연장을 나서던 임영웅 연출이 두 사람을 보고 거들었다. "우리가 왜 노인이야? 할 거 다하는데. 난 78세지만, 노인이라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요.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칠십,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이 찾아온다, 그것이 내가 연출하면서 심어놓은 메시지라오."
▲'한 번만 더…' 는 2012년 1월 15일까지, 서울 산울림소극장, (02)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