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에비타… 조명·회전 무대로 함축적 표현… 정통 뮤지컬 분위기 살려

입력 : 2011.12.11 23:12

지난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뮤지컬 '에비타'는 초연 때와 확연히 다른 작품 해석과 무대를 보여준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조명과 회전 장치를 이용한 함축적인 무대다. 에비타가 '날 위해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부르던 발코니 같은 사실적인 장치는 없다. 수직으로 쏟아졌다가 수십 개로 흩어지는 조명의 집중적인 힘으로 평생 빛을 갈구했고 빛을 받으며 죽어간 에비타의 일생을 밝힌다. 사생아에 무식한 시골뜨기라는 비난을 받다 국모의 자리까지 오른 인생 유전은 회전무대로 표현된다. 돌아가는 침대에서 에비타는 남자를 만나고, 죽음을 맞는다.

1막 시작 15분 후, 강렬한 후광을 받으며 흰 코트를 입고 천천히 걸어나온 에비타가 2막이 끝나기 15분 전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조명을 받으며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장면은 수미상관 구조. 마지막 장면에서 에비타가 체 게바라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체가 상징하는 민중의 꿈과 희망에 무게를 둔 해석이다. 흰 재킷과 검은 정장 바지를 입은 체(이지훈 임병근)는 극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에서 에비타를 조롱하거나 관찰하는 역할로 좀 더 무게가 실렸다.

최근 뮤지컬 공연마다 본 공연의 결점을 잊게 만드는 마취제로 사용되는 요란한 커튼콜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인물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인사만으로 맺는다"는 게 연출가의 변. 일부 관객은 다소 서운해 하지만 정통 뮤지컬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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