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콘서트 디스턴트 월드 '경이'에서 '경외'로

입력 : 2011.09.30 09:35

지난해 게임 음악회 최초로 예술의전당에서 첫선을 보이며 화제를 모은 파이널 판타지 콘서트가 더욱 웅장하게 업그레이드되어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까지 100여 명의 음악인들이 서는 이번 무대는 파이널 판타지 13편과 내년에 출시될 13-2, 14편의 음악들을 포함하며, 13편의 작곡가 하마우주 마사시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파이널 판타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위대한 성채다. 어린 시절,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하려고 부모님이 감춰놓은 오락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나에게 파이널 판타지는, 아련한 추억의 부스러기이기도 하다. 물론 나는 지금도 플레이스테이션 3로 파이널 판타지를 여전히 즐기고 있고, 얼마 전에는 13탄을 세 번째로 클리어했다.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여기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언제나 클래식으로 작곡되어온 파이널 판타지의 사운드트랙들은 ‘게임 음악’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높은 수준을 쾌척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근 몇 년 새에야 게임에서 음악의 역할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전문 인력 풀을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파이널 판타지를 비롯한 일본 게임업계는 이미 훨씬 전부터 게임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음악에 있어서도 항시 최고 수준을 추구해왔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히는 것이 바로 드래곤 퀘스트와 이번에 두 번째 내한을 앞두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인 것이다.


확실히, 그 지난한 여정을 거쳐 엔딩을 감상할 때 흘러나오는 음악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어디 엔딩뿐인가. 게임 곳곳에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는 음악의 향연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범세계적인 히트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키포인트로 작용해왔다.

이번 공연에 수많은 파이널 판타지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과연 그 명레퍼토리들을 어떤 사운드와 비주얼로 재현해낼지 궁금증이 샘솟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 역사상 최고 명곡으로 평가받으며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Eyes On Me’가 핫 이슈인데, 페이 웡Faye Wong, 왕비가 불렀던 오리지널보다 훨씬 웅장한 풍모로 재해석할 거라고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솔로이스트 등을 합쳐 총 100여 명이 이번 콘서트에서 협연할 예정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거리는 듯하다.


지난 세월 동안 파이널 판타지는 게이머들에게 게임과 음악으로 ‘경이로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후대에도 자연스럽게 대물림되어 이제는 신세대들도 파이널 판타지라는 게임을 경배하고 음악을 경청한다. 얼마 전, 파이널 판타지를 처음 접한 내 친구가 놀란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이제야 파이널 판타지를 알다니, 불쌍한 친구다). “이게 진짜 게임이란 말이야? 음악도 죽이는데?” 이번 두 번째 내한 콘서트는 파이널 판타지가 우리에게 선사했던 경이로운 순간들을 ‘경외’의 단계로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information
일시  10월 22일 19시 / 23일 15시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문의  031-783-8000, 1544-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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