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9.13 23:06
女작가 4인展'반복의 서사시'
내달 2일까지 갤러리현대서

투명한 유리상자 속에서 시계가 녹고 있다. 녹은 시계는 크리스털 같은 결정체로 변해 상자에 달라붙는다. 스스로를 녹이면서 시간을 반영하는 이 시계는 나프탈렌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작가 미야나가 아이코(47)는 나프탈렌을 이용해 시계·나비·열쇠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의 형상을 만든다. "시간이 흐르면 쪼그라드는 나프탈렌은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으면서 시시때때로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닮았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내달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리는 '반복의 서사시(Epic of Units)'는 미야나가 아이코, 한국 작가 이수경(48), 한국계 미국 작가 진신(Jean Shin·40),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82) 등 아시아계 여성 작가 4명의 그룹전이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붙여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낸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애리조나 구리광산에서 생산된 황동으로 만든 열쇠 8000여개를 애리조나 지역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아 애리조나 일대 지형의 실루엣을 만든 진신의 '잃어버린 풍경' 등이 전시된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으로는 조그만 원들을 수없이 그려 그물망의 형태를 표현한 '무한의 그물' 연작 등 회화 4점이 나왔다. (02) 2287-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