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예술가나 배우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네"-명동예술극장의 '예술하는 습관'

입력 : 2011.06.30 13:46
◇예술가와 배우들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극 '예술하는 습관'.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예술가와 배우들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극 '예술하는 습관'.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명동예술극장은 다른 극장들에 비해 무대가 시원하다. 무대가 높고 깊어 채우기가 쉽지 않다.
이 훤한 무대에 불이 켜지니 바닥에 온갖 잡동사니가 널브러진 서재 같은 공간이 드러난다. 무얼까.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공간의 정체가 드러난다. 영국의 시인 W.H. 오든이 옥스퍼드 대학 당시 사용했던 교수실이다. 더 정확하게는 극중극 '칼리반의 날''의 무대 세트이다. 그러고보니 양 옆에는 작가와 스태프(역할의 배우)가 앉는 의자가 있고, 앞쪽에는 음향장비도 마련돼있다.
자연스럽게 이중의 엿보기(꼭 '형이하학'적인 의미는 아니다)가 형성된다. 리허설하는 배우와 배우사이, 배우와 스태프 사이에 흔하게 벌어지는 갈등과 긴장, 웃음 등이 하나이고, 극중극의 주인공인 오든과 브리튼 등 예술가들의 감춰진 이면이 나머지 하나이다.
엿보기의 충격은 사람들의 선입관을 벗어나는 일들이 벌어질수록 배가된다. 고참 배우는 리허설 도중 "이 대목은 이상해, 뺍시다"라고 작가에게 압력을 넣고, 작가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맞선다. 배우들은 작의에 대해서도 핀잔을 주고, 화장실을 가야겠다며 일방적으로 휴식을 선포하기도 한다.
극중극의 오든은 더 충격적이다. 싱크대에서 볼일을 보고, 남창 소년을 불러 관계를 맺으려한다. 오든을 만나러온 브리튼 역시 동성애자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혐오스럽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상식을 배려해 오든을 연기하는 배우(이호재)가 "위대한 예술가를 이렇게까지 묘사해야 해?"라며 소리 지르는 장면도 나온다.
예술가들의 이면과 배우들의 리허설 장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단지 대중들이 몰랐던 것을 들춰내서도, 또 위대한 인물들의 사생활이 충격적이어서도 아니다. 그들 역시 우리와 엇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이 다가와서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창의력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줄어들고, 고민이 늘어나고, 친구가 반가워지는 것은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배우와 스태프가 서로 툴툴 거리면서도 리허설을 잘 마무리하고 헤어지는 장면이 오히려 사실적이다. 굳이 어렵게 이 작품에 숨어있는 의미를 독해하려고 머리를 쥐어짤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오든이나 브리튼이나 국내에 그리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 아니어서 엿보기의 강도가 감소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제는 너무 흔해져버린 동성애라는 코드도 충격적이라기 보다는 조금 식상하다.
'조지왕의 광기'의 엘렌 베넷 작, 박정희 연출. 이호재 양재성 오지혜 민복기 등 출연.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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