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30 08:01
[웨프뉴스/OSEN=최고은 기자] 평일에 회사업무로 아침부터 밤까지 지쳐있다면,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스트레스 해소도 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연 한편 보는 것도 좋은 여가법이 되어준다.
바쁜 탓에 여름휴가 다녀오는 여유조차 부리지 못한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특색 있는 공연을 보며 매력에 빠져보기도 하고 지쳐있던 나를 북돋아주는 시간들이 소소한 행복 아닐까.
먼저, 풍성한 볼거리와 경이로운 기술이 더해져 아트서커스라고 불리는 '레인'은 지난 24일부터 7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레인'은 태양의 서커스 '코르테오'와 토리노 동계올림픽 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다니엘 핀지 파스카' 작품으로, 서커스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한 극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해, 젊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펼친다. 무대에 10여 분 동안, 비가 쏟아지는 피날레 장면은 어린 시절 빗속에서 물장구, 공놀이 등을 하며 뛰어놀던 추억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며 관객을 매혹하는 클라이맥스다.
더불어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예술성으로 무장한 '레인'은 빛과 조명, 퍼포먼스와 아크로바틱, 음악과 시나리오가 더해져 한편의 잘 짜인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일렉트릭 사운드와 보사노바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창조적인 연기와 퍼포먼스는 2시간 내내 관객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서커스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접근을 통해 '쇼'에서 '예술'로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렸고, 꿈과 환상, 음악, 미술, 서커스, 퍼포먼스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연이다.
단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유쾌한 공연을 보고 싶다면, 30일부터 8월28까지 우리 금융아트홀에서 진행하는 '뮤지컬 그리스'를 주목하라. 1972년에 만들어진 공연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어낸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10대의 사랑과 우정을 진솔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 시, 공간에 상관없이 관객들을 끄덕이게 만든다. 10대의 딸과 50대의 아빠가 함께 보아도 극 중 주인공들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친근한 스토리다.
뮤지컬 '그리스' 흥행을 이끌어낸 익숙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주제곡 'summer night'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주가 시작되면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공연에 빠져든다. 이 외에도 'Those magic changes', 'Greased Lightning' 등 흥겹게 따라 부르기 쉬워 '그리스'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 할지라도 금세 매력에 빠져 신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역동적이고 화려한 안무가 공연내내 이어지는데 특히 파티 신이나 공연 신에 나오는 군무는 박수가 저절로 나오고,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지다. 시들지 않는 청춘의 열기를 더해 젊은 사람들에게는 열정과 사랑을, 중년층에게는 웃음과 추억을 안겨 줄 공연이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보증수표 뮤지컬도 있다. 9월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성에 눈뜨기 사작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의식과 첨예하게 맞서는 스토리다.
10대들의 억압되어 있는 마음을 강한 비트와 크로스 오버적인 얼터너티브 록이라는 장르를 통해 폭발시켜 관객에게 깊고 강렬한 감동을 전달한다. 또한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연출로 청소년들의 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는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도 신랄하게 쏟아낸다. 100년 동안 금지되었던 문제적 작품을 2006년 새롭게 뮤지컬로 탄생해, 자아를 찾는 아이들의 '순수한 방황과 진지한 고민'을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안무를 통해 풀어내며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뜻 깊은 의미들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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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리스, 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