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25 01:42
이우환 인터뷰
"지금까지 저는 흰색의 사각 공간에서만 전시를 해왔습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경사진 공간이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이 난해한 공간에 작품을 배열하며 나 자신도 많이 자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23일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회고전 '무한의 제시' 프리뷰행사에 참석한 이우환씨는 "여기는 뉴욕, 단순한 미국이 아니다. 현대 사회의 첨단 사고(思考)가 모여 있는 이 도시에서 치열하게 전시를 준비하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남준에 이어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 전시하는 두 번째 한국 작가다.
"내 모국이 한국이라는 자부심이 밑바탕에 깔렸긴 하지만 나는 '한국 사람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곤혹스럽다. 인정받는 작가라면 한국에 앞서, 내 작품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를 가든, 뉴욕을 가든, 서울에 가든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 지금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분청사기전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왜 한국적인가'가 아니라 '왜 훌륭한가'를 설명해야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 싶었나.
23일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회고전 '무한의 제시' 프리뷰행사에 참석한 이우환씨는 "여기는 뉴욕, 단순한 미국이 아니다. 현대 사회의 첨단 사고(思考)가 모여 있는 이 도시에서 치열하게 전시를 준비하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남준에 이어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 전시하는 두 번째 한국 작가다.
"내 모국이 한국이라는 자부심이 밑바탕에 깔렸긴 하지만 나는 '한국 사람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곤혹스럽다. 인정받는 작가라면 한국에 앞서, 내 작품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를 가든, 뉴욕을 가든, 서울에 가든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 지금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분청사기전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왜 한국적인가'가 아니라 '왜 훌륭한가'를 설명해야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 싶었나.
"영상과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는 현실성이 아주 옅은 것이 특징이다. 나는 반대로 관람자가 전시 공간을 걸으며 몸을 통해서, 작품과 부딪쳐가며 현실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의 언덕 같은 구조는 내 의도를 잘 소화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과 마찬가지로, 날것 그대로의 돌을 사용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돌을 편애하는 이유가 있나.
"돌은 놓인 환경,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을 띤다. 일본 돌은 세밀하고 한국의 돌은 유연하다. 미국의 돌은 조임이 약한, 어벙한 느낌이랄까. 각 지역의 돌이 갖는 이 같은 특성을 살피고 고르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작가들은 나와 달리 첨단 기술의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 내 작품의 핵심은 첨단기술에 빠져 있는 현장성·현실성·구체성 등이며, 아마 이런 작품을 하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젊은 작가들에겐 역사 공부를 당부하고 싶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알고,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많이 부딪치라고. 배경이 없이 기술만으로 예술을 할 수는 없다."
―최근 작품의 높은 경매가 때문에 화제가 됐는데(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지난 10일 2001년부터 10년간 이 작가 작품의 총 낙찰액이 국내 1위인 467억750만2150원이라고 발표했다).
"경매? 경매의 '경'자도 꺼내지 마라. 돈놀이하는 데 왜 내 작품이 올라가야 하나. 난 한국에서 경매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과 마찬가지로, 날것 그대로의 돌을 사용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돌을 편애하는 이유가 있나.
"돌은 놓인 환경,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을 띤다. 일본 돌은 세밀하고 한국의 돌은 유연하다. 미국의 돌은 조임이 약한, 어벙한 느낌이랄까. 각 지역의 돌이 갖는 이 같은 특성을 살피고 고르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작가들은 나와 달리 첨단 기술의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 내 작품의 핵심은 첨단기술에 빠져 있는 현장성·현실성·구체성 등이며, 아마 이런 작품을 하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젊은 작가들에겐 역사 공부를 당부하고 싶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알고,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많이 부딪치라고. 배경이 없이 기술만으로 예술을 할 수는 없다."
―최근 작품의 높은 경매가 때문에 화제가 됐는데(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지난 10일 2001년부터 10년간 이 작가 작품의 총 낙찰액이 국내 1위인 467억750만2150원이라고 발표했다).
"경매? 경매의 '경'자도 꺼내지 마라. 돈놀이하는 데 왜 내 작품이 올라가야 하나. 난 한국에서 경매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