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25 18:18
연극 '응시'
정복근 작, 박정희 연출의 '응시'는 현실 너머, 본질적인 삶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한 남자의 마지막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오랜 시간 무대 위를 함께 지켜온 이호재, 전무송, 윤소정이 각각 주인공과 그의 친구, 그리고 아내 역을 맡아 세월의 결이 쌓인 호흡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권진규의 조각상들은 어딘지 모르게 사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길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선도 그렇지만, 현실 너머 아득한 곳을 바라보는 듯한 그 시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한참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극단 컬티즌의 신작 '응시'는 '지원의 얼굴', '기수' 등으로 널리 알려진 조각가 권진규의 삶과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권진규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응시'는 본질적인 삶을 지향했지만 그렇게 살지 못했던 한 평범한 남자, 준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릴 적 이웃에 살던 조각가의 작업실을 기웃거리며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준태는 어머니의 반대와 ‘더 나은 삶’을 향한 욕망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는 삶을 택한다. 그 결과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갖게 되었지만, 정년퇴직 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듯 옛날 작업실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남자’의 환영을 만난다. 여기서 권진규를 모델로 한 극 중 ‘남자’는 준태의 의식 속에서 그를 이끄는 근원적인 힘으로 그려지고 있다.
준태은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그의 삶의 궤적은 권진규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일본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그곳에서 꽤 인정받았던 권진규는 일본에서의 성공과 연인마저 버린 채 자신의 삶과 예술의 원천인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외롭고 쓸쓸하게 작업을 계속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준태 역시 가족과 안락한 자기 집을 남겨두고 낡은 작업실을 찾아가 홀로 죽는다. 처음으로 본질적인 삶에 대한 열정을 품게 해준 곳, 보이는 것 너머의 세상에 눈뜨게 해주었던 이 작업실이야말로 준태에게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영혼의 고향’이었던 것이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았지만, 결국 자신의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의 방향은 다르지 않다.
'응시'는 작가 정복근 특유의 간결하고 힘 있는 대사와 여운을 남기는 언어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극중 ‘남자’가 던지는 대사들은 우물에 떨어뜨린 돌멩이처럼 단단하면서도 울림이 깊다. 연출은 침착하게 작품을 파고들어가 그 끝을 응시하는 박정희가 맡았다. 본디 관념적인 작품에 강하기도 하지만, 작품 깊숙이 파고드는 그녀만의 시선이 이번 작품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본질적인 것들을 향하는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오래 지켜보게 만든다. 권진규의 조각상이 그렇고 이 작품 '응시'가 또 그러하다. “보이는 것은 정말 거기 있는 게 아냐. 실재는 언제나 존재의 뒤에 있어. 가만히 기다려야 해, 그것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집중해야 해,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일 때까지….”
가만히 무대를 지켜보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관객들은 현상을 넘어 본질을 꿰뚫는 ‘응시’의 힘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준태은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그의 삶의 궤적은 권진규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일본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그곳에서 꽤 인정받았던 권진규는 일본에서의 성공과 연인마저 버린 채 자신의 삶과 예술의 원천인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외롭고 쓸쓸하게 작업을 계속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준태 역시 가족과 안락한 자기 집을 남겨두고 낡은 작업실을 찾아가 홀로 죽는다. 처음으로 본질적인 삶에 대한 열정을 품게 해준 곳, 보이는 것 너머의 세상에 눈뜨게 해주었던 이 작업실이야말로 준태에게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영혼의 고향’이었던 것이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았지만, 결국 자신의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의 방향은 다르지 않다.
'응시'는 작가 정복근 특유의 간결하고 힘 있는 대사와 여운을 남기는 언어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극중 ‘남자’가 던지는 대사들은 우물에 떨어뜨린 돌멩이처럼 단단하면서도 울림이 깊다. 연출은 침착하게 작품을 파고들어가 그 끝을 응시하는 박정희가 맡았다. 본디 관념적인 작품에 강하기도 하지만, 작품 깊숙이 파고드는 그녀만의 시선이 이번 작품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본질적인 것들을 향하는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오래 지켜보게 만든다. 권진규의 조각상이 그렇고 이 작품 '응시'가 또 그러하다. “보이는 것은 정말 거기 있는 게 아냐. 실재는 언제나 존재의 뒤에 있어. 가만히 기다려야 해, 그것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집중해야 해,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일 때까지….”
가만히 무대를 지켜보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관객들은 현상을 넘어 본질을 꿰뚫는 ‘응시’의 힘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