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06 11:49
"창작뮤지컬계에 작지만 매운 충격을 주고 싶다."
오는 29일 세종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투란도'의 연출을 맡은 서울시뮤지컬단 김효경 단장의 목소리엔 힘이 실려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투란도'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원작이라 일찌감치 관심을 모아왔다.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장엄한 음악에 뮤지컬의 역동성을 입혀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하다. 스토리라인은 원작과 비슷하지만 투란도 공주의 사랑을 통한 상처의 회복과 내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느슨한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 원작에서는 기이한 캐릭터로 묘사된 투란도를 중심으로 끄집어내 그녀를 통해 희생과 용서, 구원의 드라마를 펼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 단장이 1998년 '바리-잊혀진 자장가' 이후 13년 만에 연출하는 뮤지컬이라는 점도 시선을 모은다. 더구나 충분한 인큐베이팅을 거쳤다.
김단장이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석좌교수로 있던 2008년 학생들과 함께 워크숍 공연으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2009년 12월 남산 드라마센터, 2010년 5월과 10월 서울예술대학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의 시연했다. 음악과 드라마를 더 보완해 마침내 프로무대에 정식 데뷔하는 것이다. 출연진 역시 오디션을 거쳐 서울시뮤지컬단원과 외부 배우로 골고루 구성했다.
오페라의 웅장한 세트와 달리 '투란도'의 무대는 상징적이다. 금속성의 움직이는 4개의 패널이 다양한 배경을 만들어낸다. 컨셉트 뮤지컬 스타일이다.
김 단장은 "음악적인 드라마, 드라마적인 음악 등 4대 뮤지컬의 공통된 룰(rule)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무엇보다 음악이 끌어가는 드라마의 힘에 주목해달라.두 시간 동안 관객을 숨 못 쉬게 하겠다"고 말했다. 작곡은 김민정 조원영 두 신예가 맡았다.
외국의 오페라를 모티브로 한 창작뮤지컬이자 김효경 단장의 13년 만의 연출작이다. 그의 말대로 '작지만 큰 울림'이 될 지 궁금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