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24 10:58
요즘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화려한 영상의 사용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LED나 빔 영상을 활용한 작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일대 유행이라고 할 만큼 영상의 활용이 일반화됐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광화문 연가'의 1막은 거의 영상으로 배경이 다 처리됐고,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몬테크리스토'도 화려한 화면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얼마 전 국립극장에서 막을 내린 '천국의 눈물'도 영상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70, 80년대 볼 수 있었던, 한 컷 한 컷 넘어가는 슬라이드부터 따지면 영상의 역사도 꽤 길다. 하지만 짧게 보자면 지난 2009년 선보인 뮤지컬 '드림 걸즈'의 영향이 컸다. 다섯 개의 움직이는 LED 패널을 활용한 다이나믹한 영상은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저렇게만 쓸 수 있다면 굳이 사실적인 세트 없이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첨단 테크놀로지와 무대예술의 만남'이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영상을 활용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산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활용은 무대예술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무대예술은 한정된 공간과의 싸움이다. 영화처럼 촬영장소를 옮겨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장면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공간의 유한성을 벗어나려는 각종 아이디어가 발전해왔고, 그런 상상력이 일차적으로 세트에 투영되어 왔다. 한정된 장비를 갖고 바다였던 곳이 갑자기 산으로 바뀌기도 하고, 회전 세트를 만들어 몇십초 만에 배경을 전환하기도 한다. 그런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음미하는 것이 무대예술을 감상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신을 표현하기 위해 도르레를 도입했던 그리스 시대부터 샹들리에가 뚝 떨어지고 무대에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요즘에 이르기까지 한정된 공간과의 싸움은 무대예술의 생명력을 유지해온 중요한 힘이었다.
하지만 영상은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해결해준다. 창작자들이 굳이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그림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영상으로 가득찬 작품을 보면 허전할 수 밖에 없다. 세트에 담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영상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딱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영상을 쓰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편의주의적으로, 별다른 상상력없이 영상으로 무대를 도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제살깎기다.
공연예술의 적은 사실 같은 장르의 다른 경쟁작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매체다. 요즘엔 3D까지 나와 더욱 테크놀로지로 무장된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세트에 담긴 상상력이다. 영상미를 내세워봤자 영화나 드라마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은 공연예술의 묘미를 카메라에 절묘하게 담아냈다. 공연예술 역시 영상의 묘미를 무대의 문법에 녹여내 담아야 한다. 비록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일대 유행이라고 할 만큼 영상의 활용이 일반화됐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광화문 연가'의 1막은 거의 영상으로 배경이 다 처리됐고,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몬테크리스토'도 화려한 화면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얼마 전 국립극장에서 막을 내린 '천국의 눈물'도 영상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70, 80년대 볼 수 있었던, 한 컷 한 컷 넘어가는 슬라이드부터 따지면 영상의 역사도 꽤 길다. 하지만 짧게 보자면 지난 2009년 선보인 뮤지컬 '드림 걸즈'의 영향이 컸다. 다섯 개의 움직이는 LED 패널을 활용한 다이나믹한 영상은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저렇게만 쓸 수 있다면 굳이 사실적인 세트 없이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첨단 테크놀로지와 무대예술의 만남'이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영상을 활용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산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활용은 무대예술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무대예술은 한정된 공간과의 싸움이다. 영화처럼 촬영장소를 옮겨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장면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공간의 유한성을 벗어나려는 각종 아이디어가 발전해왔고, 그런 상상력이 일차적으로 세트에 투영되어 왔다. 한정된 장비를 갖고 바다였던 곳이 갑자기 산으로 바뀌기도 하고, 회전 세트를 만들어 몇십초 만에 배경을 전환하기도 한다. 그런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음미하는 것이 무대예술을 감상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신을 표현하기 위해 도르레를 도입했던 그리스 시대부터 샹들리에가 뚝 떨어지고 무대에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요즘에 이르기까지 한정된 공간과의 싸움은 무대예술의 생명력을 유지해온 중요한 힘이었다.
하지만 영상은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해결해준다. 창작자들이 굳이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그림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영상으로 가득찬 작품을 보면 허전할 수 밖에 없다. 세트에 담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영상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딱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영상을 쓰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편의주의적으로, 별다른 상상력없이 영상으로 무대를 도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제살깎기다.
공연예술의 적은 사실 같은 장르의 다른 경쟁작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매체다. 요즘엔 3D까지 나와 더욱 테크놀로지로 무장된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세트에 담긴 상상력이다. 영상미를 내세워봤자 영화나 드라마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은 공연예술의 묘미를 카메라에 절묘하게 담아냈다. 공연예술 역시 영상의 묘미를 무대의 문법에 녹여내 담아야 한다. 비록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