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10 03:24
| 수정 : 2011.03.10 10:47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리브라이히
음식점 가면 한 상 가득… 사람들 얼굴엔 미소 가득
"일본 음식점에 갔더니 주문한 생선 두 마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어요. 한국 음식점은 달라요. 갈비를 주문했더니 무려 열 가지가 넘는 반찬이 푸짐하게 딸려 나왔죠. 한국은 그래요. 음악가들이 통영 땅을 밟는 순간 바닷가의 조그만 도시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축제의 도시로 변하죠. 너도나도 반갑게 맞아주고, 음식점에서는 한 상 가득 차려놓고 어서 오라 손짓하죠. '와! 여긴 천국이야' '어서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 연주자들이 절로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바로 통영의 힘입니다."
벽안(碧眼)의 독일 지휘자가 한국의 간판 음악제를 이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MKO)의 상임지휘자 알렉산더 리브라이히(Liebreich·43)다. 4일 도쿄에서 그를 만났다.
벽안(碧眼)의 독일 지휘자가 한국의 간판 음악제를 이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MKO)의 상임지휘자 알렉산더 리브라이히(Liebreich·43)다. 4일 도쿄에서 그를 만났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태어난 리브라이히는 주류 음악 위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하지 않고 차이를 통해 대조를 빚어내는 것을 즐겨 '신세대 지휘계의 선구자'라는 평을 듣는다. 2006년 MKO 상임지휘자가 된 이후 피나코테크 현대미술관에서 심야 연주회, 공연 전날까지 프로그램과 솔리스트를 공개하지 않는 미스터리 콘서트, 뮌헨의 첫 에이즈(AIDS) 콘서트 등을 열어 반향을 일으켰다. MKO는 새로운 상임지휘자를 영입한 지 1년 만에 정기시리즈 티켓 판매율을 40% 끌어올렸다.
리브라이히는 올해부터 3년간 통영국제음악제(TIMF) 예술감독으로 활약한다. 그가 고른 올해의 주제는 '전환(Moving Dimension)'.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1971년 작곡한 'Dimension'에서 비롯됐다.
"대부분의 음악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올라갑니다. 마지막엔 꼭대기로 치닫고요. 윤이상의 음악은 정반대입니다. 땅 위를 흐르다가 바다로 들어가요.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파고들지요. 그걸 그려내고 싶습니다."
4세 때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했다. "할아버지께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6번이 녹음돼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선물로 주셨어요. 작은 스피커에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해요. 땅이 뒤틀리고 세상이 뒤바뀌는 느낌이었어요." 고교 시절 지휘를 시작, 28세 때인 1996년 콘드라신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리브라이히는 "2005년 통영에서 본 푸른 바다 그리고 그와 대비를 이루는 통영 시민들의 빨간 열정을 잊을 수 없다"며 "그때의 '블루'와 '레드'가 촘촘히 얽혀 있는 '익사이팅(exciting) 콘서트'로 만들겠다"고 했다.
2011 통영국제음악제는 26일 오후 7시 30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첫 무대를 연다. 음악극의 거장 하이너 괴벨스와 작곡가 진은숙은 '레지던스 아티스트'로서 음악제 기간 내내 통영에 머물며 독주·협연·앙상블·심포지엄을 모두 소화한다. 리브라이히는 "절대 미리 공부하고 오지 말라"면서 "삶은 짧고 시간을 낭비할 여력은 없다. 열린 마음으로 통영에 와서 좋은 음악을 듣고 좋다 느끼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1 통영국제음악제=3월 26일~4월 1일 통영시민문화회관·윤이상기념공원 등 (02)3474-8315, (055)645-2137
리브라이히는 올해부터 3년간 통영국제음악제(TIMF) 예술감독으로 활약한다. 그가 고른 올해의 주제는 '전환(Moving Dimension)'.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1971년 작곡한 'Dimension'에서 비롯됐다.
"대부분의 음악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올라갑니다. 마지막엔 꼭대기로 치닫고요. 윤이상의 음악은 정반대입니다. 땅 위를 흐르다가 바다로 들어가요.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파고들지요. 그걸 그려내고 싶습니다."
4세 때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했다. "할아버지께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6번이 녹음돼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선물로 주셨어요. 작은 스피커에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해요. 땅이 뒤틀리고 세상이 뒤바뀌는 느낌이었어요." 고교 시절 지휘를 시작, 28세 때인 1996년 콘드라신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리브라이히는 "2005년 통영에서 본 푸른 바다 그리고 그와 대비를 이루는 통영 시민들의 빨간 열정을 잊을 수 없다"며 "그때의 '블루'와 '레드'가 촘촘히 얽혀 있는 '익사이팅(exciting) 콘서트'로 만들겠다"고 했다.
2011 통영국제음악제는 26일 오후 7시 30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첫 무대를 연다. 음악극의 거장 하이너 괴벨스와 작곡가 진은숙은 '레지던스 아티스트'로서 음악제 기간 내내 통영에 머물며 독주·협연·앙상블·심포지엄을 모두 소화한다. 리브라이히는 "절대 미리 공부하고 오지 말라"면서 "삶은 짧고 시간을 낭비할 여력은 없다. 열린 마음으로 통영에 와서 좋은 음악을 듣고 좋다 느끼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1 통영국제음악제=3월 26일~4월 1일 통영시민문화회관·윤이상기념공원 등 (02)3474-8315, (055)645-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