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뮤즈'야, 사고 좀 쳐주라"

입력 : 2011.03.02 23:57

故 이영훈 노래로 만든 뮤지컬 '광화문 연가' 이지나 연출가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창작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연출가 이지나는 열흘 전 트위터에 '공포기간 돌입. 앞으로 10일 동안 작품의 운명이 결정된다. 무섭다'는 글을 올렸다. 1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이제 손을 떠났다. 힘겨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광화문 연가'는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 그러니까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사랑이 지나가면' 같은 이문세의 노래로 속을 채운 뮤지컬이다. 티켓은 이미 4만장 가까이 팔렸다. 창작 초연작으로서 '다음 생(生)'이 보장될 만큼 이례적으로 높은 예매율이다.

뮤지컬‘광화문 연가’연출가 이지나.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뮤지컬‘광화문 연가’연출가 이지나.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그러나 연출자는 정작 걱정이 앞섰다. "아바(ABBA)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 같은 스토리텔링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습니다.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은 노랫말이 다 비슷하다는 게 문제였어요. 이별 후의 독백들이잖아요. 거기서 억지로 이야기를 뽑아내다간 '개콘'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광화문 연가'는 작곡가인 두 남자와 한 여자(리사)의 러브 스토리다. 상훈(윤도현·송창의)이 1980년대를 회상하며 무대가 열린다. 노래로는 '옛사랑'으로 열려 '광화문 연가'로 닫힌다.

뮤지컬 '서편제' '대장금' '바람의 나라' '헤드윅' 등을 올린 이지나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작품과 이미지를 강조하는 작품을 다 해왔다. 그는 "'광화문 연가'는 '바람의 나라'처럼 달력 넘기듯 하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적 연기가 아니라 이미지나 노래의 정서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이지나가 정의하는 그의 성격은 이렇다. "나는 잘났는데 성격 컨트롤과 비즈니스는 못합니다. 예술가가 되고 싶은데 다작(多作)을 안 하면 빚을 져야 해요. 흥행작만 골라서 하는 것도 양심상 못해요. 이번 공연엔 배우 리사가 사고를 쳐주면 좋겠습니다. 몇 번째 내 '뮤즈'로 쓰면서 기회를 줬는데 이번에도 반응이 없으면 너랑은 이별이다!"

이지나는 불쑥 스마트폰을 꺼내 "이것만 믿는다"고 했다. 앱을 통해 받은 그의 토정비결. 3월의 운세는 이랬다. '승부 운이 아주 좋은 달. 능력이 많이 알려지는 때이니 거만을 경계할 것. 언행 조심.'

▶2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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