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공연, 적자 내지만 끝까지 할 것"

입력 : 2011.02.22 00:36

극단 학전 20년 이끌어온 '아침이슬' 작곡가 김민기씨

'아침이슬' 작곡가 김민기(60)는 "이젠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로에서 극단 학전(대표 김민기)을 이끌어온 그는 "어린이 공연들은 작품당 4000만~5000만원씩 적자가 났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모아 놓았던 게 다 바닥났다"며 한숨을 쉬었다. 21일 열린 학전 20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1991년 3월 학전을 창단할 때 그는 마흔 살이었고 이제 환갑이다. 소감을 묻자 "지겹죠 뭐"라며 입을 열었다. "1991년 오픈할 때 서태지가 나온 상황이었어요. 대중음악이 댄스뮤직으로 넘어가면서 그전 세대가 죽던 해였습니다. 갈 데 없는 가수들이 저희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올렸고, 대표적인 게 김광석이었어요. 학전은 뮤지컬과 라이브 콘서트를 두 축으로 걸어온 셈입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김민기는 마당극 운동 1세대다. 1978년 노래굿 '공장의 불빛', 1984년 노래극 '개똥이' 등이 심의에 막혀 정식 공연은 올리지도 못하고 불법 음반을 내야 할 만큼 그의 청춘은 험난했다. 공장이나 탄광에서 80년대를 보내고 결국 90년대 학전으로 다시 대중을 만났다.

학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2008년 말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운행을 멈췄다. 이후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같은 어린이 공연에 집중했지만 경영은 더 악화됐다. 그는 "'교육 횡포'로 아이들이 극장에 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애들이 너무 바빠요. 학원 가야 하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걸 하고 있냐고요? 내가 바보 같으니까, 미련하니까."

김민기는 그래도 "초등학생과 청소년의 삶을 담은 공연은 꼭 필요한 것이고, 학전이 문 닫을 때까지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들 돈 되는 것에 쏠려 있어요. 지금은 극단이 공연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획사가 '돈 놓고 돈 먹기'를 합니다. 그들은 돈이 안 되면 다른 업종으로 가겠지요. 그런 상업 논리로는 긴 맥락에서 문화라는 게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3월 10~30일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지하철 1호선' 등의 갈라 무대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로 구성된 학전 2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 조승우·황정민·오지혜 등 학전을 거쳐 간 배우들이 출연하고 김윤석도 "매표소 일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민기는 "공연 막바지에는 이장희, 조영남, 한대수씨도 게스트로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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