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문화예술교육 세미나 프리뷰_"문화예술교육이 헛바람? 꿈 키우는 밑거름이랍니다"

입력 : 2011.02.14 16:00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 전무'잘사는 것=문화예술' 인식모든 기업들 이미 문화예술 수행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 - 행위예술·재즈를 사내 활동으로합병회사 직원들과 이질감 해소
김종석 용인대학교 교수 - 문화예술교육 헛바람이란 건 편견꿈 없던 아이, 연극 수업 듣고 꿈 찾아
허인정 더나은미래 편집장 - 기업·예술단체 공동 비전 갖춰야문화예술교육의 잠재력 알릴 것

오는 2월 17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사회공헌의 미래, 문화예술교육에서 답을 찾다’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를 위해 더나은미래는 40여개의 기업과 공공기관, 예술단체를 찾아가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 발표를 앞둔 4명의 강연자에게 지면을 통한 ‘맛보기’ 강연을 부탁했다.

프로젝트연의 김종석 교수는 문화예술교육이 한 개인의 변화와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교육을 하면 아이들에게 헛바람이 드는 것 아닌가, 차라리 그 돈으로 먹을 것을 사주는 게 소외계층 아이들에겐 더 낫지 않느냐 하는 얘기들을 아직 하세요." 그러나 김종석 교수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얻은 답은 다르다.

(왼쪽부터)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 / 김종석 용인대학교 교수 / 허인정 더나은미래 편집장
(왼쪽부터)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 / 김종석 용인대학교 교수 / 허인정 더나은미래 편집장
"창원의 한 아이가 저희 연극 수업을 신청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안 계신 상황에서 학교에 다녀야 할 의미도 찾지 못하는 상태였지요. 그런데 연극 수업을 듣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차비를 마련하고 연습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업이 끝날 무렵,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았다며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김종석 교수와 프로젝트연 팀은 2007년부터 이런 아이들을 봐왔다고 했다. 작년에는 소년교도소의 아이들과 뮤지컬 수업을 진행하면서 뮤지컬 수업 전후의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다. 매년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체득한 이야기들을 이번 세미나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감자꽃 스튜디오의 이선철 대표는 문화예술교육을 치밀하게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는 1999년 레버브라더스와 엘리다파베르지의 합병 이후 두 회사의 서로 다른 성격을 어떻게 조화시켜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때 유니레버는 카탈리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니레버는 합병된 두 회사 직원들의 정서적인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에 사내 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2007년까지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 유니레버 직원의 70%가 최소 한 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23%의 참여자가 최소 4년간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기업 활동과는 무관해 보이는 시각 예술과 행위예술, 글쓰기, 디자인, 재즈 등의 문화예술교육이 유니레버에 남겨둔 효과는 컸다. 유니레버의 전(前) CEO 제임스 힐은 당시 "창조적인 예술의 힘과 에너지를 통하여 기업 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직무 향상과 다양성 및 창의성 발전의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김용연 전무는 한국의 기업들에 문화예술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문화예술을 대기업이 참여해야 하는 영역으로 보거나 복지 다음의 과제로 보는 기업들이 많더라는 기자의 말에 김용연 전무는 "문화예술을 복지와의 선후문제나 기업의 규모 문제로 생각하면 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요즘 대기업들이 하는 광고들을 보십시오. 대부분의 광고들은 각 기업과 제품이 가지고 있는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잘사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면 떠오르는 답 중 하나가 문화예술입니다." 소비자와 시장을 향해 잘사는 것의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잘사는 삶에 부합하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 기업의 생존전략이 될 것이라는 것이 김용연 전무의 주장이다.

"모든 기업들은 이미 문화예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제품 포장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 하나하나가 다 문화예술과 관련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김용연 전무는 문화예술을 한다 하지 않는다의 문제보다 '우리 기업이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을 정립했는가'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허인정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40개 기업과 예술단체를 만나서 들어본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의 지형에 대해 브리핑하고 우리 기업과 예술단체, 공공이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허인정 편집장은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공헌 분야에서 문화예술 관련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그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다른 사업에 비해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할 수 없다면 파트너십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들을 지적했다. "예술단체들에 대한 조사 결과, 적지 않은 단체들이 기업의 역할을 재원 마련 정도로만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기업과의 협력사업에 있어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로 자각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기업과 예술단체가 서로 너무 다른 나머지 공동의 비전을 갖추기도 힘들고, 유기적으로 협력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허인정 편집장은 '공공의 역할'을 강조했다. "간섭이나 개입을 하지 않으면서도 기업과 예술단체의 활동을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며 "문화예술교육분야의 성공 사례들이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지원해줄 것"을 제안했다. 특히 "기업과 예술단체와 공공 사이에서 상호 간의 욕구와 자원을 적절하게 결합해주는 매개자 역할을 할 조직들의 필요성"에 대해 기업과 예술단체 모두가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박순태 문화예술국장은 "사회의 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최근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문화예술교육 사회공헌이 존경받는 기업으로의 토대를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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