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예고 재즈클럽 '문글로우' 팬들 덕에 모레부터 다시 공연

입력 : 2011.02.07 23:22

"열 땐 마음대로, 닫을 땐 그렇게 못해"

운영난 끝에 문을 닫을 예정이었던 서울 서교동 재즈클럽 '문글로우'(조선일보 1월 3일자 보도)가 팬들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이곳이 유일한 정기 공연장이었던 '한국 재즈 1세대 밴드'도 10일부터 다시 매주 목요일 무대에 선다.

클럽 대표이자 재즈 피아니스트인 신관웅(66)은 7일 "클럽의 사연이 알려진 뒤 '문사모(문글로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결성돼 후원금을 보내주고 건물주도 월세를 동결해줘 클럽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 문글로우에서 열린 한국재즈 1세대 밴드 공연 모습. /문글로우 제공
작년 문글로우에서 열린 한국재즈 1세대 밴드 공연 모습. /문글로우 제공
올해 들어 신관웅 혼자 연주하던 무대는 10일 '1세대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활기를 되찾을 예정이다. 22일부터 열흘간 '문사모'가 후원하는 공연이 매일 오후 7시, 9시 열리며 3월부터는 매일 다른 밴드가 공연하는 순으로 클럽이 완전 정상화될 예정이다.

'문사모'는 문글로우가 폐업 위기를 맞았다는 보도 이후 매월 1만원 이상 후원하는 정기후원과 5만원 이상 내는 일회성 후원을 받기 시작해 문 닫기 직전의 클럽을 되살렸다. 회원 가운데는 500만원을 쾌척한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관웅은 "클럽을 열 때는 내 마음대로 열었는데 닫으려고 하니 팬들 덕분에 마음대로 안 된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글로우는 지난 2000년부터 강대관(78·트럼펫)·이동기(74·클라리넷) 등 60~70대 노장(老匠)들로 구성된 재즈 1세대들에게 정기적으로 무대를 마련해 준 클럽으로, 작년 12월 30일 공연을 끝으로 폐업을 예고했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