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2.01 14:38
"한국팬들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감동을 받기를 원하고, 마음이 열려 있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2)은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표정이었다. 어떻게 저런 표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비장하고 슬픈 음악을 잘 쓸까 싶을 정도였다.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와일드혼이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개막에 맞춰 서울을 찾았다. '천국의 눈물'은 그가 처음으로 참여한 한국 뮤지컬이다.
"'천국의 눈물'은 이제 막 생명을 얻었다"고 운을 뗀 그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 감사하고,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더 큰 생명력을 얻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랜 트라이아웃과 프리뷰를 거치는 브로드웨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준비기간이 짧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듬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5세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서 음악의 길에 접어든 프랭크혼은 뮤지컬이 아닌 팝과 재즈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최고의 히트작은 지난 1999년 발표한 '지킬 앤 하이드'. 국내에서도 2004년 조승우 주연으로 초연돼 센세이션을 일으킨 '지킬앤하이드'는 전세계 700여 프로덕션에서 제작됐다. 아울러 그는 서울은 물론 도쿄와 마드리드, 스위스 등에서도 작품 의뢰를 받아 활발한 창작활동을 있는 국제적인 음악인이기도 하다.
왜 슬픈 음악을 즐겨쓰느냐고 묻자 "슬픈 노래에 인간의 영혼이 가장 많이 깃들여있다. 또한 배우들의 영혼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희망없는 사랑과 로맨스를 좋아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국의 눈물' 역시 '들리나요?'(Can you hear me?)와 '이렇게 사랑해 본적 없어요'(I've never loved like this) 등 애절한 발라드가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들리나요?'라는 말을 애인이나 선생님, 할아버지에게 해봤을 것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라며 "이렇게 음악으로 깊이 다가갈 수 있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천국의 눈물' 주인공 김준수와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 배우 모두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무대에서 관객과의 소통을 잘한다는 것이다. 큰 스타가 되려면 관객을 자신한테 얼마나 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있다"며 "관객 중에 여성이 많기 때문에 그들이 그런 배우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어느 나라나 똑같다(웃음)"고 말했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애절한 러브스토리 '천국의 눈물'은 3월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설앤컴퍼니,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공동제작해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