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에서도 맹위 떨치는 박칼린 신드롬?'

입력 : 2011.01.26 11:36
◇문화계 전반에서 신드롬을 재생산하고 있는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문화계 전반에서 신드롬을 재생산하고 있는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박칼린 신드롬은 계속된다.'

지난해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칼마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칼린 음악감독의 '위력'이 고향인 뮤지컬계를 비롯해 문화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가 협력연출을 맡은 뮤지컬 '아이다'가 올 겨울 시즌 흥행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이달말 내한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다음달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미션'의 첫 공연에 그를 초청했다. 지난해 11월 출간한 에세이집 '그냥'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상투스(Sanctus)' '메모리(Memory)' 등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모은 기획앨범 '칼린 셀렉츠'를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출시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CF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지난 23일 주연 옥주현의 공연 펑크라는 암초를 만나기 전까지 '아이다'는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지킬앤하이드' '빌리 엘리어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두달째 판매율 1위를 지켜왔다.

'아이다'의 흥행호조에는 엘튼 존이 작곡한 음악 등 작품성과 출연진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지만 박칼린 감독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상당부분 '표심(票心)'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작사인 신시컴퍼니 측은 "정확하게 숫자로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 확답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티켓 판매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공연장에 가면 박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느냐?" "박감독이 실제로 지휘를 하느냐?" 등 문의가 끊이지 않고, 현장에서도 박칼린 감독을 화제로 이야기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는 게 그 '증거'란 설명이다.

'박칼린 효과' 덕분인지 티켓 판매는 호조를 보여왔다. 신시측은 "1월에 접어들면 대개 10%에서 많으면 30%까지 판매가 줄어드는게 관례인데 '아이다'의 경우 그 낙폭이 크지않다"며 "덕분에 12월, 1월 두 달간 평균 85%의 객석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신시컴퍼니는 TV 스팟광고에서 파격적으로 국내 협력연출인 박칼린 감독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라이선스(수입) 뮤지컬이 국내 스태프를 홍보의 최전선에 배치하기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박감독의 '상품성'을 이미 감안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뮤지컬 '미션'의 총음악감독을 맡은 엔니오 모리꼬네와의 만남도 박감독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모리꼬네는 자신이 작곡한 '가브리엘 오보에'에 가사를 붙인 '넬라 판타지아'를 한국에서 히트시킨 주인공에 큰 관심을 보여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뮤지컬계뿐 아니라 출판, 음반쪽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에세이집 '그냥' 역시 석달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배우나 제작자 이름은 몰라도 그의 이름은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녀는 지금 TV를 통해 얻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고향인 뮤지컬를 비롯해 문화계 전반에서 신드롬을 재생산하고 있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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