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용맹한 토끼… 꾀돌이 토끼… 명랑한 토끼… 여러 빛깔 '토끼 이야기'에 빠져보세요

입력 : 2011.01.18 00:12

민속박물관·중앙박물관 '토끼' 특별전시회 열어
대학로 극장들은 토끼 관련 뮤지컬 올려

올해는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다. 십이지(十二支) 중 네 번째에 속하는 토끼는 예로부터 '풍요'와 '지혜'를 상징한다. 달 속 계수나무 밑에서 절구를 찧는 옥토끼는 다산과 풍요를 의미하고, 옛날이야기 속 토끼는 꾀 많고 영민한 동물로 등장한다. 삼국사기에 전해진 '별주부전'의 토끼는 재치있게 죽을 위기를 모면하고,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는 빠르고 민첩한 동물로 묘사된다.

토끼해를 맞아 토끼와 관련된 전시나 어린이 뮤지컬 등을 구경하며 토끼처럼 슬기롭게 한 해 설계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17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토끼이야기’전시회에서 어린이들이 두꺼비·토끼 문양의 수막새(기와)를 살펴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17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토끼이야기’전시회에서 어린이들이 두꺼비·토끼 문양의 수막새(기와)를 살펴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치와 풍요 상징하는 토끼 전시회 풍성

17일 오전 10시 '토끼이야기' 전시가 열리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관 앞. "잡혀온 토끼를 보고 용왕은 '어서 토끼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내라'라고 한다~." 판소리 '수궁가'가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100여명의 내·외국인 관람객들로 붐볐다.

첫 번째 전시공간은 '토끼, 토(兎)와 묘(卯)'를 주제로 토끼모양의 다식판과 연, 토끼털 목도리, 토끼 무늬 한복, 병풍 등을 선보였다. 토끼모양 다식판을 본 일본 관광객들은 눈을 똥그랗게 뜨며 "가와이(귀엽다)"를 연발했다. 조현아(11)양은 김유신 장군 묘의 호석(護石)에 새겨진 십이지묘상 중 토끼 상 탁본을 뚫어지라 보며 "토끼띠를 맞아서 토끼를 한 마리 사서 기르고 있었는데, 약하게만 보였던 토끼가 저렇게 용맹한 모습을 보니 참 멋져요"라며 웃었다.

두 번째 전시공간에서는 달 속의 토끼이야기와 관련, 두꺼비·토끼 문양의 수막새(기와), 토끼와 삼족오가 그려진 스님의 법의(法衣) 장식 등이 눈에 띄었다. 별주부전 설화 관련 유물이 전시된 곳에선 거북이가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려가는 '거북이 토끼그림'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였다. 충남 청양에서 가족과 함께 올라온 이창주(15)양은 "토끼가 그냥 친근한 동물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옛유물이 많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월 14일까지 열린다. 화요일은 쉰다. (02)3704-3114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장 1층에서도 '재치의 묘, 토끼' 전이 다음 달 27일까지 열린다. '토끼와 거북이' 설화에 관한 기원을 소개하고 원숭이 모양의 묵호(먹물단지), 거북이 모양의 주전자 등 동물모양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십이 지신 토끼' '재치의 상징 토끼' '달 속의 토끼' 등 주제별로 전시물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앙증맞은 토끼가 받쳐 들고 있는 국보 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가 인상적이다. 화·목·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일요일·공휴일 오전 9시~오후 7시. (02)2077-9000

명동 롯데갤러리 본점 갤러리에서는 다음 달 6일까지 '달려라, 토끼 Rabbit Run 展'이 열리고 있다. 토끼를 주요 소재로 작업하는 강상훈·강지호·이건우 등 16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40여점의 토끼작품을 선보인다. 달 밖으로 다리가 자라는 달나라 토끼의 모양은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30분. (02)726-4429

우리 조상들은 새해를 축하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세화(歲畵)를 그려 주고받았다.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오는 24일까지 '신년卯(묘)책'이란 전시가 열린다. 강석현·나희창 등 9명의 작가가 토끼를 주제로 한 세화와 함께 조각·회화·부조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월~목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금~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30분. (02)310-1924

토끼가 등장하는 어린이 영어 뮤지컬‘GUESS HOW MUCH I LOVE YOU’의 한 장면. /떼아뜨로 제공
토끼가 등장하는 어린이 영어 뮤지컬‘GUESS HOW MUCH I LOVE YOU’의 한 장면. /떼아뜨로 제공
뮤지컬에 토끼가 등장했어요!

토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뮤지컬에도 등장한다. 대학로 뮤디스홀에서 공연 중인 '명랑토끼 만만세!'는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으로, 배우들이 직접 장구·북·징 등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흥을 돋운다. 극 중 언제나 웃으며 즐겁게 뛰어다니는 '명랑토끼'는 '겁쟁이 개구리'들을 심하게 놀려 벌을 받게 되지만, 너무 느려 놀림만 받던 '엉금 거북이'의 도움으로 벌을 면한다. 이후 명랑토끼와 엉금 거북이가 함께 친구가 된다는 내용으로, 대나무와 짚으로 만든 동물들의 모습은 전통극을 보는 듯하다. 오는 2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토·일요일 오후 1시 열린다. 입장료는 2만원. (02)741-0720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에서는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영국판 어린이 영어뮤지컬 'GUESS HOW MUCH I LOVE YOU'가 열린다. 1995년 출판된 세계적인 어린이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해 5월 영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부제는 '아빠! 사랑해요'이다. 아빠 토끼와 아기 토끼가 나누는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라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가족 간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쉬운 리듬과 영어가사를 율동과 함께 따라 하며 즐길 수 있다. 영어 버전, 한국어·영어 혼합 버전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수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7시 30분, 목·금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 주말 오후 1·3시. 입장료는 3만원. (02)67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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