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을 밝히는 ‘세상의 모든 음악’

입력 : 2010.12.17 13:36

성남아트센터의 12월 송년 음악회

박칼린
박칼린
박칼린과 외치는 새해 카운트다운

연말이면 주요 공연장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제야 음악회 준비가 한창이다. 성남아트센터는 12월 31일, 뮤지컬 음악감독이자 연출가로 활약 중인 박칼린과 함께하는 '굿바이 & 헬로우'로 2010년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밤 10시 30분~11시 25분까지 꾸며지는 1부에서는 박칼린이 국내 연출을 맡은 뮤지컬 '아이다'의 하이라이트를 출연 배우들의 노래와 박칼린의 해설로 감상할 수 있다. '아이다'의 본공연을 관람한 이들이라면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아직 보지 못한 이들은 연출가의 해설을 곁들인 핵심 넘버들을 밀도 깊게 감상할 수 있는 순간이다.

휴식 후 11시 45분부터 12시 20분까지 지속되는 2부 Pit-a-Pat 카운트다운은 뮤지컬 '남한산성'에서 정명수 역으로 호평받은 뮤지컬 배우 최재림을 비롯해 박칼린의 음악계 선후배들이 송년의 밤과 어울리는 팝페라와 뮤지컬 넘버를 노래하는 흥겨운 무대. 12시가 지나 해가 바뀐 새벽, 2부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재즈로 편곡된 ‘올드 랭 사인’을 배경으로 관객과 음악가들이 모두 함께 새로운 2011년을 축하하는 카운트다운이 이어진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박칼린의 송구영신 콘서트가 열리는 31일 이전에도 놓칠 수 없는 공연들이 잇따라 대기 중이다. 우선 세밑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맑고 순수한 보이소프라노들의 노래. 프랑스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소년 합창단인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크리스마스 투어 소식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미주와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종교음악과 세계 민요, 대중음악에 이르는 다채로운 노래로 사랑받고 있는 이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1971년 이후 이번이 열여덟 번째. 빈 소년합창단처럼 여러 투어 팀을 보유한 타 합창단과 달리 단일 팀으로 세계 투어를 진행한다는 점도 이 합창단의 특징이다.

12월 12일 성남아트센터에서는 보이소프라노의 진수를 보여줄 최정상의 솔리스트들과 24명의 소년이 노래하는 천상의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다(오후 3시 콘서트홀). 크리스마스 시즌에 빼놓을 수 없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역시 크리스마스 영화로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폴라 익스프레스'의  ‘Ding Dong! Merrily on high’, 보이소프라노들의 단골 레퍼토리인 ‘푸에리 콘치니테’를 비롯한 캐럴, 그리고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출신의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퐁이 합창단에 헌정한 ‘세계의 음악’ 등 아름다운 음악이 펼쳐진다.

국내 정상급 악단과 협연자들의 출연으로 ‘오전에 만나는 교향악축제’의 면모를 과시했던 마티네 콘서트는 2010년의 마지막 겨울, 러시아의 시린 벌판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12월 16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대진과 수원시향이 라흐마니노프와 쇼스타코비치라는 묵직한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거장 레온 플라이셔의 애제자인 차세대 피아니스트 벤 킴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9번을 발췌가 아닌 전 악장으로, 더욱이 오전 콘서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호사다.

유키 구라모토
유키 구라모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12월 26일 오후 7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고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을 찾는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감성으로 가득한 멜로디메이커 구라모토는 1999년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언제나 공연 매진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연주자. 자칫 허전할 수 있는 피아노 독주에 풍성함을 더할 ‘구라모토의 친구들’로는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실력으로 인기몰이 중인 성악가 카이와 디토 오케스트라가 합류한다. 구라모토의 수많은 히트곡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곡인 ‘‘Romance’ ‘Lake Louise’는 한국 팬들을 위한 새로운 편곡 버전으로 연주되며, 뉴에이지부터 클래식, 뮤지컬, 영화음악까지 장르를 넘어선 풍성한 크리스마스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재즈 디바 웅산은 12월 24일 따뜻한 크리스마스 콘서트  ‘해피 크리스마스 위드 웅산’를 준비했다(오후 8시 콘서트홀). 한국과 일본 양국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웅산은 2010년 발매한 5집 정규 앨범 'Close your Eyes'가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고의 재즈 전문 잡지 '스윙저널' 골드디스크를 수상, 아시아를 대표하는 재즈 보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앨범 발매 기념으로 올해 2월부터 한 달 동안 이어진 일본 투어 역시 정상의 재즈 뮤지션만 공연한다는 블루노트 무대에 선 최초의 한국 뮤지션으로 현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달콤하면서도 허스키한 보이스, 격정과 애수가 공존하는 웅산의 카리스마는 이날 재즈풍으로 편곡된 크리스마스 캐럴과 로맨틱한 무드의 곡들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명화
정명화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의 리사이틀이 이어진다(오후 4시 콘서트홀). 지난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명화는 올여름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새롭게 임명되며 2011년에도 교육과 연주 활동 모두 쉼 없이 전개할 계획이다. 이날 리사이틀 역시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분위기에 걸맞은 따뜻한 음악들을 선곡했다.

매년 12월이면 국내 주요 교향악단과 합창단이 가장 단골로 연주하는 작품으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지나칠 수 없다. 특히 ‘합창’은 서울시향과 부천시향을 비롯한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빼놓지 않고 연주하는 12월의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청각을 완전히 상실했던 베토벤이 고통을 극복하고 음악사에 남긴 이 위대한 투혼이야말로 한 해를 정리하고 새 희망을 다잡을 연말에 가장 적합한 레퍼토리다.

김봉이 지휘하는 성남시립교향악단 역시 12월 28일, 소프라노 오은경,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테너 박현제, 바리톤 권용만, 성남시립합창단이 함께하는 ‘합창’으로 2012년을 맞이할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오후 8시 콘서트홀).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서 실러의 시구를 타고 울려 퍼지는 가슴 벅찬 합창은 힘들고 지친 기억을 잊고 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희망인 동시에 음악이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엄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 / 그대의 고요한 나래가 멈추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 Alle Menscen werden Brueder, Wo dein saufter Fuegel wei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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