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2.14 03:02
| 수정 : 2010.12.14 14:10
세금 부담 적어 中 '큰손'들 업고 승승장구
곧 런던 앞설듯… 서울옥션, 공격적 마케팅
홍콩 크리스티의 이브닝 세일이 열린 지난달 27일 홍콩에 몰려든 아시아의 주요 컬렉터와 화랑 대표, 작가들은 세일에 참가하기 전 각국 경매 회사들의 경매와 프리뷰 전시장을 돌아다니느라 바빴다. 한국의 서울옥션은 29일 경매를 앞두고 홍콩 퍼시픽플레이스에 프리뷰 전시장을 꾸몄고, K옥션도 중국·싱가포르·일본 경매회사와 함께 합동경매인 '유나이티드 아시안 옥셔니어스'를 개최했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모던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르누아르와 피카소 등 거장(巨匠)들의 작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시장을 차렸다. 대만 경매사인 라브넬도 12월 경매를 앞두고 전시실을 마련했다.
이처럼 홍콩 미술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미술품에 대한 관세와 부가세가 없는데다 거래세도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뉴욕발 세계 경제 위기로 서구의 컬렉터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 컬렉터들은 더 강력한 구매력을 갖게 된 것도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홍콩 미술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미술품에 대한 관세와 부가세가 없는데다 거래세도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뉴욕발 세계 경제 위기로 서구의 컬렉터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 컬렉터들은 더 강력한 구매력을 갖게 된 것도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홍콩 크리스티의 올해 봄과 가을 총 경매액은 54억6712만홍콩달러(약 8017억5360만원)로, 작년에 비해 2배로 늘었다. 홍콩 소더비도 올봄 경매에서 20억홍콩달러(약 2933억원)의 판매 기록을 세워 역시 지난해의 2배 가까운 실적을 올렸다.
홍콩 미술시장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미술시장의 핵(核)으로 떠오르면서, 홍콩 아트페어도 시장 확장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아트 홍콩'에는 가고시안 갤러리와 화이트 큐브 등 유명 갤러리를 비롯해 전 세계 150여개 화랑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홍콩 미술시장 규모는 한해 3조원으로 추산된다"며 "홍콩이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 번째 시장이었는데 곧 두 번째로 올라설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홍콩에서 경매를 시작한 서울옥션은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중·일 미술품 시장이 중심인 홍콩에서 10월 경매 때 샤갈과 피카소의 작품을 판매해 '서구 모더니즘 시장'을 개척했고, 한 달 만에 추가 경매를 열었다. 또 한국 작가를 아시아에 알리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11월 경매는 41명의 작가 중 김환기·김창열·이우환 등 한국 작가 35명의 작품을 내놓았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강남대 교수)은 "서구 미술계가 아시아 미술을 홍콩을 통해 들여다보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 작가에 대한 프로모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