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합창' 모두 들을까 골라서 들을까?

입력 : 2010.12.09 03:02

서울시향·KBS교향악단·수원시향 서울 예술의전당서 각각 연주

'공연은 리허설이 부족했고, 아마추어 연주자투성이였다. 베토벤이 옆에 있는 바람에 지휘자의 리더십도 뭔가 거북스러운 상태였으며, 독창자들이 지쳐 나가떨어질 만큼 장시간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실수가 없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1824년 5월 7일 오스트리아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초연에 대한 평가다.

베토벤의 걸작으로 꼽히는 교향곡 9번 '합창'의 첫 공연이 변변찮았다는 것은 뜻밖이다. 토머스 켈리(Kelly)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음악의 첫날밤'에서 "'합창' 초연 당시 리허설을 두 번밖에 못해 연주는 신통찮았지만 청중과 비평가들은 새로운 걸작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안목이 있었다"고 썼다.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공연 모습.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공연 모습.
베토벤이 다시 태어나면 한국에서 연말마다 단골 이벤트처럼 열리는 '합창' 공연에 놀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정명훈의 서울시향, 함신익의 KBS교향악단, 김대진의 수원시향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각각 올린다.

서울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정명훈의 '합창'은 올봄에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됐을 만큼 관심을 모으는 연말 음악 이벤트다. 독일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명주(소프라노) 김재형(테너)을 비롯, 백재은(메조소프라노) 정록기(바리톤) 등 최강의 솔리스트들이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나라오페라합창단과 함께 공연한다.

함신익이 이끄는 KBS교향악단은 '합창'을 송년음악회로 꾸민다. 박정원(소프라노) 서은진(메조소프라노) 김세일(테너) 김진추(바리톤)가 안양시립, 안산시립, 수원시립 연합합창단과 함께 공연한다. KBS교향악단은 '합창'에 앞서 모차르트의 '구도자의 저녁기도' K339도 올린다.

김대진의 수원시향은 올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린 '베토벤 2010 시리즈'를 '합창'으로 마무리한다. 신지화(소프라노) 양송미(알토) 최상호(테너) 양희준(베이스)이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과 연주한다. 김대진은 이날 '합창'에 앞서 베토벤 '코럴 환타지'를 지휘하면서 직접 피아노도 연주한다.

▶수원시향 '베토벤 2010 시리즈' 마지막회,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02)580-1300

▶KBS교향악단 송년음악회, 16일 오후 8시 KBS홀,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02)781~2241~2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5,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158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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