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춤·궁중 복식… 눈·귀가 즐거운 90분

입력 : 2010.12.09 03:02

국립국악원 '왕조의 꿈…'

송년 공연으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베토벤의 '합창'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이 송년 공연으로 내놓은 '왕조의 꿈, 태평서곡'은 노래[歌]와 춤[舞], 연주[樂]는 물론 궁중 복식과 음식까지 한데 어울리는 전통 예술의 정수다.

1795년 정조가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베푼 궁중 연회를 바탕으로 꾸민 90분짜리 '왕조의 꿈'은조선왕실의궤의 내용을 시청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기록에 충실했던 조선왕조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그림을 곁들여 '원행을묘정리의궤(園行乙卯整理儀軌)'안에 정리했다. '원행을묘정리의궤' 가운데 '봉수당진찬(奉壽堂進饌)'편의 내용이 '태평서곡'의 기둥을 이룬다.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제공

'태평서곡'은 혜경궁 홍씨와 정조가 연회장에 앉는 취위(取位)로 문을 열고 왕과 내외빈이 혜경궁 홍씨에게 술잔을 올리면서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예식에 맞춰 낙양춘·수제천·여민락 등 궁중 연례악이 연주되고 쌍무고·학연화대무·선유락 등 무용이 볼거리를 더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 등 150명이 연출하는 무용과 연주가 장관이다. 학춤을 추는 무용가와 연꽃 속에서 나온 악사가 생황을 연주하는 '학연화대무'가 볼 만하다.

'혜경궁 홍씨' 역은 한말숙(소설가), 이영희(한복 디자이너), 김매자(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등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태평서곡'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올해 일드 프랑스 축제에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왕조의 꿈, 태평서곡, 14~2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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