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오늘날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직시한다

입력 : 2010.11.15 22:55

2010 청년미술 프로젝트 개최 17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서
관람자의 적극적 개입 필요

이달 대구에서는 대구아트페어와 함께 또 하나의 미술잔치가 펼쳐진다.

17일부터 2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10 청년미술 프로젝트'다. '조각난 풍경(Fragmented Paysage)'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는 모호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이름처럼 다양한 풍경 또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미술의 여러 단면들을 퍼즐 맞추기처럼 구성한 전시다. 작가들과 관람자들 모두로 하여금 '나'를 되돌아 보고 '나'를 되찾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진정한 소통의 문제를 재고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청년미술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에서 감지하듯이 이들의 전시방식과 주제는 매우 혁신적이면서 도발적이다.

청년미술프로젝트에 출품되는 유진규의‘빨간방’.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 제공
청년미술프로젝트에 출품되는 유진규의‘빨간방’.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 제공
어떤 작가들이 참가하나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작가는 모두 21명. 마임·설치에서부터 영상·설치·사운드, 서양화, 동양화, 사진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군들이다. 모두가 현대 한국미술에서 맹렬하게, 사려깊게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조앤 모어(Joanne Moar)는 유일하게 외국인이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18세부터 지금까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번 전시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한글을 배우고 있다. 평소 문화와 언어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둔 때문이다.

전시는 어떻게 구성되나

이번 전시는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①몸과 풍경

'시간-공간-움직임'의 불가분성을 키워드로 해서 현대사회의 풍경을 재조명한다.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작품에 개입하는 방식이 동원된다. 이 방식은 관람자와 작품 간의 상호작용적 소통을 극대화시킨다. 이를 위해 관람자들이 고립되고 조금은 괴이한 공간에서 또 다른 '나'를 찾기도 하고, 명상과 관조의 시간을 가지면서 산책하듯 걸어 다니며 작품들과 만나는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붉은 셀로판지와 거울 등으로 구성된 5개의 방을 돌아다니면서 관람자 스스로가 마임이스트가 돼 거울에 비친 자신의 여러 모습과 대면하는 방식은 첫 번째 파트의 전시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미술 프로젝트에 출품되는 김승영의‘섬’.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 제공
청년미술 프로젝트에 출품되는 김승영의‘섬’.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 제공
②마주친 비명(非命·悲鳴·碑銘)

현대사회에서 마주할 수 있는 조각난 풍경을 세 가지 '비명'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전시다. 죽었으나 죽었다 하기 어렵고, 살아 있으나 살아 있다 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모순이 한국 근대화라는 명제가 이 전시의 축을 이룬다. '마주친 비명'은 제 명을 살지 못한 자들의(非命) 슬픔과 두려움의 소리(悲鳴)를 비석에 새겨(碑銘) 모순에 찬 그들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③Becoming artists

대구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 도전과 실험정신을 불태우는 20대 작가를 위한 공간이다. 안유진, 김승현, 장미 등 세 명의 작가는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다. 이를 위해 그들이 이해하는 현재 미술의 단면을 설치, 영상·평면으로 풀어나간다.

박소영 책임큐레이터는 "오늘날 우리 미술은 조각조각으로 분산된 양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전시 타이틀을 '조각난 풍경'으로 정해 관람자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참여에 의해 작품이 완성되는 인터액티브 측면을 강조했다"며 "관람자들이 '좋은 전시이자 색다른 체험을 했다'는 평가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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