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그 '백조'가 다시 왔다

입력 : 2010.11.09 00:13

러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로파트키나

"오데트로는 마법에 걸린 백조의 숙명을 드러내야 하고, 오딜은 '아름다운 교활함'의 상징입니다. 춤은 물론 차이콥스키의 음악만 봐도 두 배역은 완전히 달라요. 선과 악의 양면성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울라냐 로파트키나(36·Lopat kina)는 "발레 '백조의 호수'는 인간이 지닌 사랑·증오·질투 같은 감정이 잘 포개져 캐릭터가 생생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린스키발레단 내한공연(9~14일·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 앞서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 그는 "백조(오데트)와 흑조(오딜)의 표정과 상체 움직임,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면 '백조의 호수'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했다.

로파트키나는 1991년 입단해 황금마스크상, 브누아 드 라 당스 등을 수상한 마린스키발레단의 '얼굴'이다.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밤에만 사람이 되는 백조 오데트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 이야기이다. 2004년에도 이 작품으로 내한해 시적인 에너지를 보여준 그는 "마린스키 발레는 손·머리·상체를 쓰는 방식이 볼쇼이나 유럽 발레단과 다르다"며 "우린 자세마다 라인(선)과 정서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오데트·오딜 역을 맡는 로파트키나는 극장 밖에서는 딸을 둔 엄마다. 그는 "어느 나라에서나 발레리나는 출산 후 무대로 돌아오기 어렵지만 마린스키에서는 아이 울음소리가 자주 들린다"면서 "중요한 건 인내심과 경험"이라고 했다.

마린스키발레단은 9~10일 '지젤', 12~13일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고 14일에는 여러 작품을 모아 갈라 무대를 만든다. 마린스키에서 활동하다 은퇴하는 발레리나 유지연의 '빈사의 백조'도 만날 수 있다. 1577-7766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