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뮤지컬의 밤… 영광의 트로피 주인은?
최후의 영광은 누구에게?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의 각 부문별 후보가 확정됐다. 총 18개 부문 가운데 심사위원 합의로 뽑는 프로듀서상과 네티즌 투표로 선정하는 인기스타상을 제외한 16개 경쟁 부문의 후보가 예심을 통해 선정됐다.
안중근 의사의 치열한 삶을 그린 에이콤 인터내셔널의 창작뮤지컬 '영웅'이 무려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이다. '영웅'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남녀 주연상, 남녀 조연상, 연출, 극본, 작곡 등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가 베스트외국뮤지컬상, 여우주연상 등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영웅'의 뒤를 이었다. 창작뮤지컬 '남한산성'과 '서편제'는 각각 8개 부문, 라이선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7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노린다. 올 한해 우리 뮤지컬을 총결산하는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최우수작품상
역사극 대 비(非)사극의 전통적인 대결구도가 올해에도 재현됐다.
'남한산성'(성남문화재단)과 '서편제'(피앤피컴퍼니, 청심), '영웅'(에이콤 인터내셔널), '올댓재즈'(팍스컬쳐), '태양의 노래'(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등 5편이 뜨거운 경합을 펼친다.
김 훈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비극의 현실을 감내해야 했던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스케일 큰 무대에 담았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모티브로 한 '서편제'는 판소리와 뮤지컬의 접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영웅'은 '애국지사'를 넘어 '인간' 안중근의 진면목을 부각시켜 화제를 모았고, '올댓 재즈'는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 밥 포시 스타일의 안무를 한국식으로 재수용한 실험정신이 돋보였다. '태양의 노래'는 희귀병에 걸린 소녀의 잔잔하고 투명한 일상을 맑은 수채화처럼 그렸다.
▶베스트외국뮤지컬상
'금발이 너무해'(피엠씨프로덕션)와 '빌리 엘리어트'(매지스텔라), '웨딩싱어'(뮤지컬해븐, CJ엔터테인먼트) 등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 3편에 '모차르트!'(EMK뮤지컬컴퍼니),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오디뮤지컬컴퍼니, CJ엔터테인먼트)가 가세해 치열한 5파전을 펼치고 있다.
'금발이 너무해'는 남자친구에게 차여 복수하기 위해 하버드 법대에 들어간 금발 아가씨의 코믹한 스토리를 오색의 무대와 화려한 안무에 담았고, '빌리 엘리어트'는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의 감동 이야기를 아름다운 안무와 함께 무대에 펼쳤다. '웨딩싱어'는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젊은 남녀의 해프닝을 코믹하고 정감있는 연기로 풀어냈고, '모차르트'는 시대를 풍미한 음악천재의 인간적 이면을 클래시컬한 선율에 실었다. 유일한 소극장 작품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두 친구의 우정을 통해본 인생의 의미를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으로 풀어냈다.
▶남우주연상
박빙의 승부다. 중견 김성기를 비롯해 류정한 양준모 임태경 정성화 등 중량감 있는 배우 5명이 올해 최고의 스타를 놓고 일합을 겨룬다.
김성기는 '미스 사이공'에서 '엔지니어' 역을 맡아 관록과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2006년 공연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던 그는 그때의 한을 풀 듯 '미스 사이공'의 윤활유 역할이자 개성 강한 캐릭터인 엔지니어를 열연했다. 연기파 류정한은 '몬테크리스토'에서 복수의 화신 에드몽 당테스를 맡아 타고난 가창력으로 복수와 용서의 파노라마를 힘있게 보여줬다. 장기공연을 펼친 '오페라의 유령'에서 양준모는 강한 카리스마로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복합적인 인물 팬텀을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임태경은 창작뮤지컬 '서편제'에서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호'를 맡아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영웅'의 정성화는 인간 안중근의 강인함과 내면적 갈등을 성실한 연기력으로 승화해 호평받았다. 김성기와 류정한은 한차례 남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고, 나머지 배우는 첫 수상에 도전한다.
▶여우주연상
김선영 방진의 옥주현 정선아 최정원 등이 올해를 대표하는 다섯 명의 여배우에 선정됐다. 막상막하의 형국, 트로피의 주인공이 누가 될 지 오리무중이다.
김선영은 '영웅'에서 이토에게 접근하기 위해 게이샤가 되는 '설희'를 맡아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방진의는 '웨딩싱어'에서 부잣집 아들과 결혼식 축가 가수에서 갈등하다 사랑을 선택하는 여주인공 줄리아를 열연했다. 이제는 뮤지컬배우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옥주현은 '몬테크리스토'에서 당테스의 연인 메르세데스를 맡아 원숙한 연기력을 뽐냈고, 지난해 '드림걸스'로 주목받았던 정선아는 '모차르트!'에서 음악천재의 상대역 콘스탄체를 맡아 노련함을 과시했다. 다섯 후보 가운데 최고참인 최정원은 '키스미, 케이트'에서 릴리 바네시를 호연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2001년 '시카고'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최정원은 2002년 '키스미...' 초연 때는 로아레인 역을 소화했었다. 한편 올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미스 사이공'의 김보경은 '같은 작품 같은 배역으로는 두 번 추천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후보가 되지 못했다.
▶남녀 조연상
역대로 톡톡 튀는 감초 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부문.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컬러의 배우들이 후보로 낙점돼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남자 부문은 '서편제'에서 예술적 광기의 진수를 보여준 아버지 유봉 역의 베테랑 서범석을 비롯해 '톡식 히어로'에서 멀티맨의 재능을 유감없이 과시한 임기홍, '영웅'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인간적 내면까지 끄집어낸 조승룡, '빌리 엘리어트'에서 생활고에 찌들려있지만 따뜻한 부성애를 간직한 아버지 역을 소화한 조원희, '몬테크리스토'의 악역 최민철까지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했다.
여자부문은 '웨딩싱어'에서 '샤워쇼'를 감행하며 깜짝 발랄한 연기를 선사한 김소향, '영웅'에서 귀여우면서 당찬 중국소녀 '링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소냐, '모차르트!'에서 중량감 있는 연기력을 과시하며 극의 중심을 잡은 신영숙, 역시 '웨딩싱어'에서 특유의 활달한 캐릭터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은 윤공주, '빌리 엘리어트'에서 까칠해보이지만 속깊은 시골의 발레교사를 개성있게 소화한 정영주 등 5명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쟁을 펼친다.
▶남녀 신인상
올해는 유독 대형신인들이 많아 예년에 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남자부문은 먼저 '빌리 엘리어트'의 타이틀롤인 김세용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 등 4명의 어린 배우가 심사위원 합의로 빌리 역으로 함께 추천됐다. 어린 배우들의 장래성을 감안해 4명을 하나로 묶은 것. 이어 뮤지컬계 아이돌 돌풍을 일으켰던 '모차르트!'의 김준수(시아준수)와 같은 역할로 주목받았던 박은태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서편제'에서 '동호'에 더블캐스팅돼 감성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태훈,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 역을 매력있게 소화한 정상윤 등이 박빙의 승부를 펼친다.
여자 부문 역시 치열하다. '컨택트'에서 '노란 드레스' 역을 우아하게 소화한 발레리나 김주원을 비롯해 '영웅'에서 소냐와 함께 중국소녀 '링링'에 더블캐스팅됐던 전미도, 지난해 '드림걸스'로 주목받았다가 올해 '서편제'에서 판소리 실력을 뽐내며 변신에 성공한 차지연, '베로나의 두 신사'에서 당차고 깜찍한 아가씨로 변신한 최유하,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을 맡아 탄탄한 실력을 뽐낸 일본 극단 사계 출신의 최현주 등이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