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궁' 日관광객 단체관람
지난 9일 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 '궁'은 특별했다. 일본 관광객의 '단관'(단체관람)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800석이 40~50대 일본 여성으로 꽉 찼고, 무대 좌우엔 일본어 자막이 흘러갔다. 배우들도 "와카리마스카(알겠습니까)?" 같은 일본어를 구사했다.
뮤지컬 '궁'은 그 스토리가 이미 만화(2000년)와 TV드라마(2006년)로 일본에 건너갔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는 엄격한 궁중생활에 염증을 느낀 황태자 이신(유노윤호)이 주인공이다. 그의 학교생활, 황태자비와의 만남과 결혼, 왕권 다툼 등으로 이야기가 굴러간다.
관객은 '국민 아이돌 황태자 전하'인 유노윤호에 집중했다. 그가 등장할 때부터 환호성이 터졌고, 슈트 단추를 하나 풀었을 뿐인데 "와우~" 하는 탄성이 새어나왔다. 뮤지컬 '궁' 관람이 포함된 2박3일 패키지 상품을 구매했다는 관객 나카모토 타미코(일본 나가사키)씨는 "유노가 노래와 연기를 너무 잘한다"며 "마지막 날에도 와서 보고 싶은데 티켓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이를 묻자 "묻지 말아요. 그냥 아줌마예요"라고 했다. 다른 관객 히라마토 마사코씨는 "한국 아이돌은 완벽하고 손이 닿을 수 없는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호흡은 만화적이고 거칠었다. 유노윤호는 연기가 좀 딱딱했고, 노래와 춤은 안정적이었다. LED 영상은 기능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미학적 완성도는 부족했다.
하지만 일본 관객의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 일본에서 판매된 '궁' 패키지 상품은 발매 당일 매진됐다. 공연제작사는 일본 관객을 위한 '단관'을 4회가량 더 진행할 계획이다. 역시 '동방신기' 출신인 시아준수가 10월 7~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여는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도 일본 여행사를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뮤지컬 '궁'은 10월 24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