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에겐 너무나 혹독한…

입력 : 2010.09.16 03:06

국립발레단 '라이몬다' 전막 초연

국립발레단이 처음으로 발레 '라이몬다(Raymonda)'를 전막(全幕) 공연한다. 러시아의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로 1984년 초연한 작품이며 알렉산더 글라주노프의 음악을 쓴다. 이번 공연도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다. 국립발레단의 그리가로비치 안무작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스파르타쿠스'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5번째다.

'라이몬다'는 13세기 십자군 시대의 헝가리 왕국이 배경이다.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기사(騎士) 장 드 브리엔의 약혼녀 라이몬다가 영주의 유혹과 협박을 뿌리치고 기사와 결혼하는 이야기는 우리 고전 춘향전과 닮아 있다. 그리가로비치 안무작답게 화려한 테크닉과 춤에 집중한다. 라이몬다의 외로운 투쟁을 따라가는 드라마가 좋고 아랍과 스페인의 민속춤, 헝가리풍의 경쾌한 캐릭터 댄스 등이 볼거리로 꼽힌다. 멜로디는 낭만적이고 관현악의 화려한 색채감이 특징이다.

발레‘라이몬다’의 김지영(왼쪽)과 이동훈. /국립발레단 제공
발레‘라이몬다’의 김지영(왼쪽)과 이동훈. /국립발레단 제공

라이몬다를 연기할 발레리나 김주원은 "'라이몬다'는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이지만 무용수로서는 힘겨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국적이면서 웅장한데 춤이 상당히 많고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무용수들 사이에서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보다 더 혹독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그와 함께 라이몬다를 나눠 맡는 김지영은 다르게 표현했다. "낭만적이기보다는 장엄한 바다라고 할까요. 격조 있는 클래식이에요. 세월을 견디는 아름다움이 있어요. 영화배우로 치면 오드리 헵번, 패션에 빗대면 샤넬 수트…."

이번 '라이몬다'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국 국립발레단과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함께 만드는 첫 합동무대다. 국립발레단의 '라이몬다' 공연에는 볼쇼이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마리아 알라시, 알렉산더 볼치코프 등 11명이 참여하고, 10월 7~8일 볼쇼이발레단이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 올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엔 국립발레단에서 김주원·김지영·김현웅·이동훈 등 12명이 초청됐다.

▶25~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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