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장애, 누드로 피어났다 - 데미 김 개인전

입력 : 2010.09.10 16:01



[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부드러운 선과 화려한 색감을 사용해 일관되게 육체와 색에 대한 탐미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 데미 김(김혜숙)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 인데코’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척추장애라는 신체적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화가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욕망을 여인과 꽃을 매개로 표출시킨 작품 18점을 건다. 주로 여성의 누드를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으로 표현해왔던 작가는 최근 강렬한 색감의 다양한 꽃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 화단에서 더 주목받아온 작가의 작품은 강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선과 화려하지만 깊이 있는 색채가 가장 큰 특징이다. 신체적 콤플렉스를 한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된 희망으로 드러내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희망을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을 통해서, 또 그 시간을 품으며 피어난 꽃향기 풍기는 소망을 작품 ‘해바라기’ ‘작약’ ‘사쿠라’ 등을 통해서 대신 말한다. 작품 속 여인들이 삶의 고단함과 유한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데 비해 만개한 꽃들은 생동감을 펼쳐내며 영원히 이어질 자연의 편안함과 감미로움을 표출한다.

어릴 적 보모의 실수로 척추를 다친 뒤 등이 굽고 걸음마저 불편한 장애를 겪어왔다는 작가는 미국 네바다대학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그림작업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현대 ANA전’에 참여해왔고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18일까지다.

euanoh@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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