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의 '미술 교육'
중3, 초2 자녀를 둔 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는 특히 미술 교육에 관심이 많다. 워킹맘인 그녀는 일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틈틈이 시간을 쪼개 아이들과 미술관에 가고 그림을 같이 그릴 만큼 열성적이다. 최근에는 프랑스 감성 미술교육을 전파할 목적으로 밀라보탕 아트·엠의 홍보직도 맡았다. 두 아이 모두 또래보다 표현력, 발표력이 뛰어난 비결을 미술교육으로 꼽는 그는 "과거 어린 시절 경험을 통해 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림을 즐기게 해라
그는 한국 아이들이 미술을 즐기지 못하고 거부하는 이유로 부모의 잘못된 인식을 꼽았다. 부모가 미술을 하나의 공부라고 여겨 아이들에게 잘 그릴 것을 강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술 수업 현장에 가보면 담당 교사를 비롯해 부모들이 일찍부터 아이에게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을 주죠. 정형화된 정답을 제시하고 그것을 따라 그릴 것을 강요하기도 해요. 그 때문에 아이들은 선생님과 부모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 미술을 즐기기보다는 기술을 익히는 데 익숙합니다"
그는 최근 놀랐던 일화를 덧붙여 소개했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 유명 미술작가가 한국 유치원을 방문했어요. '100년 후 우리 세상은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려보게 시켰죠. 혹시 아이들이 어려워할까 봐 우주, 은하계를 예로 들어 설명했어요. 그러자 거의 모든 아이가 천편 일률적으로 우주, 은하계 그림을 그렸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한국 아이들이 월등히 뛰어나지만, 창의력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아요."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 미술 교육에 대해 소개했다. 이다도시는 "일단 프랑스 미술 담당 교사들은 부모에게 아이들이 어떤 것을 그릴지를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아이가 어떤 그림을 그리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에 관심을 가질 뿐 절대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그래야 거짓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떤 그림을 그리든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부모가 늘 그가 그린 그림은 냉장고, 벽 등에 걸어뒀다는 것. 그 역시 두 아이에게 칭찬하는 데 익숙하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오면 일단 칭찬부터 해주고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이다도시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아이 입장에서는 상상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다도시가 추천하는 명화 활용 교육법
이다도시는 다양한 경험을 강조한다. 특히 전시회나 미술관 견학을 미술 교육의 핵심으로 꼽는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미술관, 전시회에 가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집 근처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회는 빠지지 않고 모두 갔을 정도. 그는 "간접적으로 익힌 그림과 직접 보고 만지면서 경험한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단, 미술관에 갈 때에는 아이에게 그림에 대한 정보를 익히도록 부담을 주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즐기도록 놔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전시회에 가기 전 절대 사전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선입견 없이 아이 스스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미술관에 가서 정형화된 순서로 그림을 보고 정보를 습득할 것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미술관에 온 한국 엄마들은 대개 비슷한 행동을 보여요. 일단 유명한 작품 앞에 아이를 데려다 놓고 그림 옆에 소개된 내용을 읽히고 정보를 습득하길 강요하죠. 압박에 시달린 아이는 그림을 즐길 여유가 없어요."
그가 자주 활용하는 또 다른 미술 교육법은 바로 명화 활용하기. 그는 유명한 명화를 놓고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한다.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거나,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게 하는 식이다. 이다도시는 "명화를 아이만의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하는 활동을 통해 표현력, 창의력이 발달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