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8.19 03:07
막 오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박수와 환호의 150분
탄광촌의 캄캄한 현실 속 발레리노 꿈 향한 투쟁… 안무에 긴장감·에너지 넘쳐
출렁일 때 물은 반짝인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는 어둠과 빛, 하강과 상승으로 리듬을 타면서 흐르는 강물 같았다. 발레 무용수를 꿈꾸는 소년 빌리(임선우)를 비추는 이 뮤지컬은 어두울 때 더 빛이 났고, 쓰러질 것 같을 때 더 힘찬 도약을 보여줬다. 혼자 남은 빌리가 자기 그림자와 추는 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이주실)가 불러내는 남편에 대한 기억, 탄광촌의 발레 코치 윌킨슨(정영주)이 부르는 노래 '샤인(Shine)' 등 결핍으로 요동치는 장면일수록 잔상이 길었다.
2009년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10개의 트로피를 차지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지난 1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식 개막했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후 호주와 미국을 거치며 500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으로 비(非)영어권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 전 2만5000석이 예매될 만큼 뜨거웠던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웃음과 눈물, 박수와 환호성으로 일렁인 150분이었다.
2009년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10개의 트로피를 차지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지난 1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식 개막했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후 호주와 미국을 거치며 500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으로 비(非)영어권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 전 2만5000석이 예매될 만큼 뜨거웠던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웃음과 눈물, 박수와 환호성으로 일렁인 150분이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를 무대로 옮긴 이 뮤지컬에서 꿈을 향한 빌리의 투쟁, 파업과 실직이라는 공동체의 비극은 한 덩어리로 굴러간다. 그 혼돈을 잠재우는 게 바로 춤이다. 광부들과 진압경찰들의 대치 사이에 발레 수업이 있고, 먼지를 털고 구두끈 묶는 것도 춤으로 표현된다. 윌킨슨은 피루엣(한 다리로 팽이처럼 도는 동작)을 가르치며 "회전할 땐 한 점을 응시하라"고 말한다.
광부들의 파업으로 열린 무대는 빌리의 외로움, 발레와의 만남, 억센 아버지(조원희)의 반대, 돌아가신 엄마(임문희)와의 약속, 로열발레학교 오디션 등을 지나 이별을 향해 달려간다. 복싱과 발레,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삶과 죽음, 눈물과 웃음, 기대와 공포 등을 대비시킨 스티븐 달드리의 연출, 의자·모자 같은 오브제에까지 숨을 불어넣은 피터 달링의 안무에는 긴장감과 에너지가 넘쳤다.
엘튼 존이 작곡한 이 뮤지컬은 1막에서 엄마의 편지가 "그리울 거야 내 아들/ …나의 빌리/ 늘 자랑스러워/ 널 알게 돼서~"로 노래가 될 때, 2막에서 빌리가 "나의 엄마/ 고마워요, 내 엄마여서/ 나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될게~"라고 답장을 할 때 눈물 자국을 남겼다. 빌리가 성인 발레리노가 된 미래의 자신(신현지)을 상상하며 추는 2인무, 윽박지르는 세상에 저항하는 분노의 춤, 관객을 감염시키는 노래 '일렉트리서티(electricity)'도 좋았다.
맑은 목소리와 귀여운 표정을 지닌 '빌리' 임선우(10)는 춤을 출 땐 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정영주의 카리스마와 유머도 돋보였다.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무르익진 않았지만 7개월에 이르는 장기공연이라 다음을 더 기대하게 한다. '좌불안석' '완전 초짜' 같은 표현이나 강원도 사투리 등을 쓰면서 한국화시킨 번역, 눈물이 웃음으로 수직상승하는 대목들은 매끄러웠다.
마지막 장면, 한 줄기 빛이 객석으로 날아왔다. 갱(坑)처럼 캄캄한 무대에서 작업복 차림의 광부들이 캡램프를 켠 것이다. 빌리의 앞길을 비추는 불빛이었다. 어두운 객석 통로로 걸어나가는 빌리는 관객의 기억에 사진으로 남을 것 같다. 이 뮤지컬에 맺힌 꿈의 열매다.
▶내년 2월까지 서울 LG아트센터. 1544-1555
광부들의 파업으로 열린 무대는 빌리의 외로움, 발레와의 만남, 억센 아버지(조원희)의 반대, 돌아가신 엄마(임문희)와의 약속, 로열발레학교 오디션 등을 지나 이별을 향해 달려간다. 복싱과 발레,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삶과 죽음, 눈물과 웃음, 기대와 공포 등을 대비시킨 스티븐 달드리의 연출, 의자·모자 같은 오브제에까지 숨을 불어넣은 피터 달링의 안무에는 긴장감과 에너지가 넘쳤다.
엘튼 존이 작곡한 이 뮤지컬은 1막에서 엄마의 편지가 "그리울 거야 내 아들/ …나의 빌리/ 늘 자랑스러워/ 널 알게 돼서~"로 노래가 될 때, 2막에서 빌리가 "나의 엄마/ 고마워요, 내 엄마여서/ 나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될게~"라고 답장을 할 때 눈물 자국을 남겼다. 빌리가 성인 발레리노가 된 미래의 자신(신현지)을 상상하며 추는 2인무, 윽박지르는 세상에 저항하는 분노의 춤, 관객을 감염시키는 노래 '일렉트리서티(electricity)'도 좋았다.
맑은 목소리와 귀여운 표정을 지닌 '빌리' 임선우(10)는 춤을 출 땐 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정영주의 카리스마와 유머도 돋보였다.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무르익진 않았지만 7개월에 이르는 장기공연이라 다음을 더 기대하게 한다. '좌불안석' '완전 초짜' 같은 표현이나 강원도 사투리 등을 쓰면서 한국화시킨 번역, 눈물이 웃음으로 수직상승하는 대목들은 매끄러웠다.
마지막 장면, 한 줄기 빛이 객석으로 날아왔다. 갱(坑)처럼 캄캄한 무대에서 작업복 차림의 광부들이 캡램프를 켠 것이다. 빌리의 앞길을 비추는 불빛이었다. 어두운 객석 통로로 걸어나가는 빌리는 관객의 기억에 사진으로 남을 것 같다. 이 뮤지컬에 맺힌 꿈의 열매다.
▶내년 2월까지 서울 LG아트센터.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