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8.12 03:17
'투란도트'는 운동장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달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푸치니의 '투란도트' 야외공연은 연기됐지만, 대신 670석 규모의 소극장인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같은 오페라가 14일부터 공연된다. 대형 무대와 화려한 볼거리에만 치중하기 쉬운 고정관념을 버리고, 가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여름 가족 오페라로 공연했던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대신에 올해부터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린다. 독일 작센 주립극장의 수석지휘자인 최희준의 지휘와 장영아의 연출이다. '운동장 오페라'로 익숙한 이 작품을 소극장 무대로 옮겨오는 건 지휘자나 연출가에게 모두 지난(至難)한 과제다. 10일 간담회에서 연출가 장영아는 "작곡가에게 중국은 실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 신비와 환상을 뜻하는 가상의 이국(異國)에 가까웠다. 기존에 화려하게 표현했던 중국적인 요소들을 절제하는 대신,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으로 그려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역시 기존 피트(pit) 외에 무대 양쪽 공간을 알뜰살뜰하게 활용해서 타악기 등을 배치한다. 예술의전당 정동혁 본부장은 "그동안 방대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이 작품을 기억했지만, 이번에는 가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작(大作)을 소극장이라는 작은 그릇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가족 오페라 '투란도트', 14~2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300
▶가족 오페라 '투란도트', 14~2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