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한의 예술의 잔당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vs '서편제'

입력 : 2010.08.02 16:13

'영국 노동 현실 알고 봐야 제맛' vs '창에 대한 거리감 극복해야'

영국 '빌리'와 한국 '송화'가 만난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와 '서편제'가 2010년 8월 무대에 함께 오른다.

닮은 점이 많은 두 작품이다. 옛 것과 새 것의 충돌이 갈등의 핵심이고, 19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다. 두 작품 모두 성공한 동명의 원작 영화를 기초로 제작됐다.

영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두 작곡가가 가세한 것도 눈에 띈다. '빌리 엘리어트'는 영국이 낳은 천재적인 음악가 엘튼 존이, '서편제'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스타 작곡가 윤일상이 참여했다.

다른 점이라면 '빌리 엘리어트'는 옛 것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새 것(기존 가치관을 뒤집고 발레리노가 되고자 하는 아들 빌리)에 초점을 맞춘 반면, '서편제'는 새 것의 홍수 속에 살아남으려는 옛 것(서양음악의 홍수 속에 우리의 소리를 지키려는 딸 송화)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제작비를 들여다보면 더 큰 차이가 느껴진다.

'빌리 엘리어트'는 세트 제작비만 25억원이 들었다. 총제작비는 135억원이다. 반면 '서편제'의 총제작비는 '빌리 엘리어트'의 세트 제작비에 못미치는 23억원이다.

흥행성과 대중성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순수 창작뮤지컬인 '서편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서편제'의 공연 관계자는 "솔직히 '서편제'라는 이름을 들을 때 올드(old)한 느낌이 강하다. 사업분석 상에서도 이게 가장 큰 위험요소였다"고 밝혔다. "한국적 소리, 창에 대한 거리감과 40~50대의 케케묵은 추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서편제'의 성패는 현대화된 멜로디와 우리 전통 가락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에서 갈릴 것"이라며 "영화에서만큼 우리 가락을 효과적으로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서양 음악과의 조화 속에서 우리 가락이 다치지 않고 현대적으로 재해석 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빌리 엘리어트'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원 교수는 "사실 영국에서 봤을 때 '빌리 엘리어트'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탄광촌의 몰락과 노동계가 탄압받던 시절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봐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쇼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편제'는 8월 14일부터 11월 7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빌리 엘리어트'는 8월 13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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