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헐값에 넘긴 그림이 다빈치 작품이었다고?

입력 : 2010.05.07 10:22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아름다운 왕녀'
19세기 작품인 줄 알고 ‘헐값’에 넘긴 그림이 알고보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었다고?

19세기 독일의 무명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졌던 그림이 사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는 12년 전 크리스티 경매회사가 2만2000 달러(약 2500만원)에 이 그림을 팔았다는 사실. 만약 이 그림이 다빈치의 작품이라면 적어도 1억 달러(1100억)는 나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6일 이 그림의 원 소유주였던 진 마칭(Jeanne Marching)이 크리스티를 상대로 엉터리 감정으로 큰 손해를 보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그림은 1998년 경매에 나올 당시 ‘19세기 독일파(派)’라는 카탈로그에 분류된 작품이었다. 2만2000 달러를 주고 이 그림을 산 것은 뉴욕의 한 미술품 거래상. 그는 2007년 이 그림을 캐나타의 미술 애호가인 피터 실버맨에게 다시 팔았다.

이후 이 작품이 다빈치의 지문이 찍힌 희귀한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전문가들이 탄소 연대측정과 적외선 분석까지 동원한 결과 이 그림이 그려진 연대는 19세기가 아니라 1440~165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빈치가 활동한 시대다. 그림 상단에 찍힌 지문은 로마 바티칸 성당의 ‘성 예로니모’에 찍힌 다빈치의 지문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옥스퍼드 대학 예술사 전문가인 마틴 켐프 교수는 이 작품이 당시 이탈리아의 세도가였던 스포르자 집안의 비앙카 스포르자를 모델로 한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켐프 교수는 이 그림의 제목을 ‘아름다운 왕녀(La Bella Principessa)’로 붙였다.

이에 진 마칭은 크리스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크리스티가 감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최소 1억 달러는 하는 그림을 헐값에 넘겨 손해를 보았다는 것. 그는 크리스티에 상당 금액의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크리스티는 “이 그림이 다빈치의 그림이라는 주장에 아직 동의할 수 없다”며 “경매 당시 감정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 그림이 진짜 다빈치의 작품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 그림은 양피지에 그려져 있는데 다빈치는 양피지에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심지어 “20세기에 그려진 가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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