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에 이어 ‘틴토레토 코드’가 온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틴토레토(Tintoretto)가 그린 ‘아폴로와 뮤즈들’이 복원되면서 이 그림에 숨겨진 의미를 찾기 위해 미술사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자연과 사적 보존단체)는 지난 1981년 입수한 틴토레토의 ‘아폴로와 뮤즈들’의 복원을 끝내고 이날 처음으로 일반에 그림을 공개했다.

내셔널트러스트가 이 그림을 입수할 당시 원화는 너무 심하게 훼손돼 있어서 틴토레토의 작품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복원에 드는 막대한 돈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내셔널트러스트 측은 그동안 이 작품을 창고에 보관해오다가 최근 케임브리지대 해밀턴 커 연구원의 협력으로 복원을 마칠 수 있었다.

복원된 그림을 본 미술사가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틴토레토의 그림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들이다. 이들이 지적하는 그림 속 수수께끼는 8가지다.

① 그림 중앙의 인물은 과연 아폴로인가.
미술사가들은 이 그림이 ‘아폴로와 뮤즈들’로 알려졌지만 중앙에 있는 인물이 아폴로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몇몇 이들은 이 인물이 아폴로가 아니라 그리스 신화 속 결혼의 신인 히멘(Hymen)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② 아폴로와 손을 잡은 여인은 누구인가.
아폴로와 손을 잡은 오른쪽 여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여인이 아폴로의 배우자라는 것만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두 사람이 같이 든 잎이 달린 나뭇가지도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③ 아폴로의 발밑에 있는 황금 장식품들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폴로의 발밑에는 황금으로 된 접시와 컵, 동전 등이 그려져 있다. 이 황금 장식품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술사가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일부는 부에 대한 신의 경멸을 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④ 아폴로가 월계관을 씌워주는 인물의 옷을 왜 다시 그렸나.
X레이 분석 결과 아폴로가 월계수 관을 씌워주는 인물은 애초 상반신에는 옷을 걸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틴토레토는 나중에 이 인물의 옷을 덧칠해 그렸다. 미술사가들은 이 인물이 시인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성별이나 옷을 나중에 입힌 이유 등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⑤시인으로 추정된 인물이 든 책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된 시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손에 책을 들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알 수 없다. 미술사가들은 이 책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

⑥그림 왼쪽의 인물은 헤라클레스?
아폴로의 왼쪽에 있는 인물은 헤라클레스로 추정된다. 사자 가죽을 머리에 쓰고 창과 활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헤라클레스가 왜 아폴로와 뮤즈들이 있는 그림에 등장하는지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다.

⑦화면 하단에 있는 4명의 여인은 누구인가.
그림 하단에는 4명의 여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이 분분하다. 음악의 여신인 ‘뮤즈’라는 추측이 분분하지만 정작 이들의 손에는 뮤즈의 상징과도 같은 악기가 들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4명 중 1명은 머리에 월계수관을 쓰고 있는데 그 이유도 분명치 않다.

⑧그림 하단에 있는 주사위 의미는.
그림 오른쪽 하단에 있는 여인의 다리 부근에는 주사위가 그려져 있다. 주사위는 보는 이를 향해 ‘5’가 표시된 쪽으로 놓여 있다. 미술사가들은 주사위가 표시하는 5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