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거듭되는 무대
'선덕여왕'의 병부령 설원이 탐정소설 작가로 변신했다. '추적'은 배우 전노민의 첫 연극 도전으로 화제가 된 작품. 등장인물은 앤드류와 마일로 단 두 사람이다.
앤드류는 성공한 탐정소설 작가이자 갑부. 자신의 아내가 이탈리아계 꽃미남 청년인 마일로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일로와 대면한 앤드류는 아내와 마일로,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비밀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아내의 외도 속에 반쯤 미쳐버린 앤드류 역엔 전노민 양재성이, 앤드류의 광적인 행동에 동화되는 마일로 역엔 박정환 이승주가 열연한다. 교묘한 두뇌싸움과 심리싸움을 표현하는 네 배우의 4인4색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추적'은 1970년 미스터리 심리극의 거장인 안소니 셰퍼에 의해 처음 영국 무대에서 공연됐다. 이번이 한국 초연이다.
▶코미디 따위는 필요없다고?
'웃음의 대학'이라는 이름만 들어선 왠지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과 동급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웃음의 대학'은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이다. 2차세계대전 중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검열관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 모든 물자와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일본의 살풍경한 사회상을 대변한다. 반면 작가는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기 위해선 웃음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 그에겐 검열관의 공연 허가 도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예능 프로그램이 장기 결방되고 웃음을 잃어버린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도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검열관 역엔 송영창 안석환 엄효섭 정재성 정웅인이, 작가 역엔 조희봉 최재섭 김도현 전병욱 김지훈이 캐스팅됐다.
▶나쁜 남자, "사랑이 죄야?"
방송 드라마와 극장 스크린에 불어닥친 '나쁜 남자' 신드롬도 '쓰릴 미'의 '그'와 '나'만큼 나쁘진 않을 것이다. 천재적 법대생들의 범죄 행각은 방화에서 강도, 살인으로 점점 엽기화된다. '쓰릴 미'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졌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한국에선 2007년 초연됐다. 2010년 '쓰릴 미'엔 8명의 배우가 동원됐다. '나' 역엔 최재웅 김재범 최수형 김하늘, '그' 역엔 김무열 최지호 조강현 지창욱이 캐스팅됐다. 주변에선 최재웅-김무열 듀오를 '스타 페어', 김하늘-지창욱을 '아이돌 페어', 최수형-최지호를 '짐승남 페어', 김재범-조강현을 '어중간한(?) 페어'로 표현한다는 후문. 90분 내내 오케스트라가 아닌 1대의 피아노 반주로 이어지는 음악은 '쓰릴 미'의 음울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그'와 '나'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증폭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