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배우'의 심각 검열관 캐릭터 임팩트
'두사부일체' 같은 조폭코미디 류의 영화부터 시트콤 '세친구'라든가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선덕여왕' 등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정웅인의 캐릭터는 웃음을 파는 사람이었다. "저란 배우, 코믹 캐릭터 맞습니다. 하지만 남을 웃기는 연기, 전 정말 절실하게 합니다. 코미디를 사랑하고 코미디로 먹고 삽니다. 가끔 그런 사람의 얼굴에서 갑자기 웃음이 사라지면 오히려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임팩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 사람은 웃어야 한다
연극 '웃음의 대학'은 일본 최고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이다. 배경은 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1940년대 일본. 외세에 대한 전의와 국가에 대한 충정만이 미덕이 되는 군국주의 시절을 절묘한 코미디로 비틀어냈다.
코우키는 극중 작가의 입을 빌려 '웃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빠져나갈 수 없는 갑갑한 현실일 수록 웃음은 더욱 필요한 법"이라고.
"웃음이 필요한 건 최근의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정웅인은 말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힘겹게 사는 이들에게 잠시 희망의 웃음을 선사하고 싶단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요. 작품 속의 검열관이 웃음을 통해 인생의 위안을 찾는 것처럼 우리 작품이 관객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배우 정웅인의 '전투방식'
검열관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시대를 패러디한 작품 속에 "천왕 폐하 만세"라는 대사를 삽입하도록 요구한다. 수정 명령이 떨어질 때마다 작가는 검열관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하며 더 재미있는 대본으로 응수한다. 그것이 '극단의 문을 닫는 것'보다 희극 작가로서의 '전투 방식'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정웅인만의 전투 방식'을 물었다. "남들이 봤을 때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하고자 하는 게 제 전투 방식입니다. 컵 하나를 잡는 사소한 장면 하나 속에도 연기의 타당성을 부여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자세를 낮췄다. "무대 위의 전투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아직은 '노련한 병사'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이다.
▶후배 안재욱 얼차려 사건의 진실은?
정웅인은 서울예술대학 연극학과 89학번이다. 학교 다닐 때 '프라나'라는 동아리의 회장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모든 신체활동을 훈련하는 동아리였어요. 무용도 하고 쿵후도 배우고. 아침마다 학교 뒤 남산에서 뛰고 매트 위에서 덤블링을 했죠."
동아리 출신 연기자가 많다. 90학번 회장 안재욱, 92학번 훈련부장 원기준도 이곳에서 수련했다.
안재욱은 과거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학교 다닐 때 정웅인 선배를 비롯해 89학번들에게 많이 맞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웅인은 "재욱이가 방송 나와서 맨날 내가 괴롭혔다고 하는데, 사실 재욱이가 잘했으면 그랬겠냐(웃음)"며 해명을 하기도 했다.
정웅인은 현재 드라마 '커피하우스'와 '웃음의 대학'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정웅인은 "'웃음의 대학'은 원래 계약이 5월까지지만 올 연말까지 계속 함께 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연극 무대에 서면서 연기 공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