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5.27 03:09
닭갈비보다 화끈한 신체극, 막국수보다 속 시원한 풍자극… 지금 춘천은 '마임의 도시'
내리던 비는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지난 23일 오후 춘천마임축제 개막을 앞둔 강원도 춘천시 명동 브라운5번가 닭갈비 골목 앞에서 빨간 코의 피에로가 입으로 피리 소리를 내며 저글링을 했다. 중앙시장 쪽으로는 "땅따다따 쿵따쿵" 북을 앞세우고 타악대가 행진했다. 이 축제의 상징인 공지어(상상의 물고기)를 만들고 소원을 적는 부스도 북적거렸다. 한 꼬마는 종이 오징어에 "우리 가족 오래오래 살고,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썼다.
길을 가다 구경꾼이 된 사람들은 거리공연 중 특히 '올드 가이(Old Guy)'에 열광했다. 할아버지 분장을 한 미국 마임이스트 롭 록(Rock)은 접시를 돌리고 줄넘기를 하고 1m 높이의 장대에 올라서면서 예측불허의 희극성과 긴장·이완의 리듬감을 보여줬다. 그에게는 관객을 웃음의 지렛대로 참여시키는 솜씨가 있었다.
길을 가다 구경꾼이 된 사람들은 거리공연 중 특히 '올드 가이(Old Guy)'에 열광했다. 할아버지 분장을 한 미국 마임이스트 롭 록(Rock)은 접시를 돌리고 줄넘기를 하고 1m 높이의 장대에 올라서면서 예측불허의 희극성과 긴장·이완의 리듬감을 보여줬다. 그에게는 관객을 웃음의 지렛대로 참여시키는 솜씨가 있었다.

눈앞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도 공연의 소재가 됐다. 송담레퍼토리의 '아름다운 약속'(연출 김종학)은 청중을 동원하고 경쟁후보를 비방하고 돈을 뿌리는 등 선거의 일그러진 풍경을 마임으로 풍자했다. 흰 우산만으로 장면을 전개하는 아이디어가 신선했다.
제22회 춘천마임축제는 이날 오후 3시 '아수라장(아!水라장)'으로 공식 개막했다. 공지어 퍼레이드와 불춤 등에 이어 광대들이 버스를 타고 개막식장인 M백화점 앞으로 들어왔다. 씨 뿌리고 흙을 덮는 농부의 마음이 담긴 노래를 부른 뒤엔 2000명이 넘는 구경꾼을 향해 살수차로 8t의 물을 뿌렸다. 관객들은 흠뻑 젖어도 표정이 밝았다. 춘천마임축제는 1989년 하루짜리 축제로 태어나 2008년에는 열흘간 공연자 900명과 15만 관객이 모일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마임·신체극·거리극 등을 아우르는 '무언(無言)의 잔치'다. 30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제에는 7개국 90여편이 참가한다.
제22회 춘천마임축제는 이날 오후 3시 '아수라장(아!水라장)'으로 공식 개막했다. 공지어 퍼레이드와 불춤 등에 이어 광대들이 버스를 타고 개막식장인 M백화점 앞으로 들어왔다. 씨 뿌리고 흙을 덮는 농부의 마음이 담긴 노래를 부른 뒤엔 2000명이 넘는 구경꾼을 향해 살수차로 8t의 물을 뿌렸다. 관객들은 흠뻑 젖어도 표정이 밝았다. 춘천마임축제는 1989년 하루짜리 축제로 태어나 2008년에는 열흘간 공연자 900명과 15만 관객이 모일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마임·신체극·거리극 등을 아우르는 '무언(無言)의 잔치'다. 30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제에는 7개국 90여편이 참가한다.

최고 기대작은 29~30일 초연되는 극단 몸꼴의 체험여행극 '빨간 구두'다. 리어카를 수레·침대·철봉 등으로 쓰는 신체극 '리어카 뒤집어지다'로 널리 알려진 이 극단은 전용버스에 관객을 태우고 마트·어린이회관 등으로 이동하면서 드라마틱한 상황을 빚어낸다. 한 회당 40명만 탑승 가능하며 2인 1조로만 예약을 받는다. 춘천마임축제와 과천한마당축제의 야외공연 공모 당선작인 '빨간 구두'의 연출가 윤종연은 "현실과 연극 사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실험하는 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서 문제작으로 손꼽힌 신체극 '외투(The Overcoat)'는 27~28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 담긴다. 러시아 작가 고골이 쓴 작품으로 만년 9등 서기관과 그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소녀의 이야기가 그로테스크한 몸짓·영상·음악으로 재구성된다. 극단 노뜰은 유랑하는 사람들을 그린 '귀환'(연출 원영오)을 27~28일 축제극장 몸짓에서 공연한다. 춘천마임축제가 자랑하는 밤샘 놀이 '미친 금요일' '도깨비 난장'도 인기가 여전하다.
서울~춘천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1시간 거리로 짧아졌다. 축제 관객의 상당수는 수도권에서 온다. 작가 이외수는 "춘천으로 오라/ 와서 지독한 안개에 중독되자/ 지독한 예술에 중독되자"고 노래했다.
▶공연 일정은 www.mimefestival.com 참조, (033)252 -4575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서 문제작으로 손꼽힌 신체극 '외투(The Overcoat)'는 27~28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 담긴다. 러시아 작가 고골이 쓴 작품으로 만년 9등 서기관과 그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소녀의 이야기가 그로테스크한 몸짓·영상·음악으로 재구성된다. 극단 노뜰은 유랑하는 사람들을 그린 '귀환'(연출 원영오)을 27~28일 축제극장 몸짓에서 공연한다. 춘천마임축제가 자랑하는 밤샘 놀이 '미친 금요일' '도깨비 난장'도 인기가 여전하다.
서울~춘천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1시간 거리로 짧아졌다. 축제 관객의 상당수는 수도권에서 온다. 작가 이외수는 "춘천으로 오라/ 와서 지독한 안개에 중독되자/ 지독한 예술에 중독되자"고 노래했다.
▶공연 일정은 www.mimefestival.com 참조, (033)252 -4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