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뒤 VIP석, 절반이 VIP석.. 공연좌석 인플레

입력 : 2010.04.28 08:59
등장인물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는 곳도 VIP석,기둥 뒤도 VIP석, 전체 좌석 중 절반 이상이 VIP석….

인기 뮤지컬이나 발레 공연의 ‘VIP’석의 표값이 일반석보다 세 배가량 비싸지만 만족도는 3분의 1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28일 전했다.

지난 16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 올려진 ‘미스사이공’의 전체 좌석 수는 1818석이다. 이 가운데 가장 비싼 R석(9만9000원)은 1080석. 이른바 ‘로열’석인 R석이 전체 좌석의 절반을 넘는다. 이 공연뿐 아니다. 지난 2월28일 막을 내린 ‘시카고’의 VIP석(11만원·256석)과 R석(10만원·854석)은 전체 좌석 1786석의 62.1%나 된다. 여기에 S석(8만원·404석)을 합치면 무려 84.7%가 'VIP급'이다. 지난 1월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발레 ‘신데렐라’도 총 좌석(1635석) 가운데 7만원 이상인 R석 이상의 좌석비율이 53.5%를 차지했다.

공연기획사들은 ‘제작비 문제’가 VIP석을 늘리는 이유라고 한결같이 답했다. 뮤지컬 관객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배우들의 몸값과 대관료가 오른 데다 대형 뮤지컬 공연이 많다 보니 고가첨단장비 사용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스 사이공 제작사인 KCMI 관계자는 “제작비를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만 수치가 높은 것이 아니라 최근 뮤지컬 좌석 비율은 다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이 신문은 한 공연기획자를 인용 “협찬사들이 위치가 좋은 좌석을 무료로 요구해 어쩔수 없이 R석 등 VIP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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