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4.14 23:39
| 수정 : 2010.04.14 23:40
뮤지컬 '올 댓 재즈'
창작 뮤지컬이 수입 뮤지컬과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셨는가. 이는 우리 뮤지컬이 정극(正劇)에서 출발한 연극인들의 주도로 발전했기 때문인 것 같다. 뮤지컬 연출자가 정극처럼 너무 많은 것을 통제하려 들면 음악과 춤은 딱 그 사람 수준만큼 나오고, 결과적으로 노래가 어색하게 들어간 연극처럼 될 수 있다.
그런데 안무가 서병구의 연출 데뷔작 '올 댓 재즈'는 다르다. 일단 춤이 전면으로 나섰고, 그다음이 음악이고, 이야기는 어시스트를 하는 존재라고나 할까. 최고의 무용수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안무가로 전향한 유태민(최대철)과 서유라(김효정)의 5년 만의 재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극은, 이야기와 인물 등이 어디서 본 듯하고 대사도 다소 뻔하지만 이 모두가 애교로 다가왔다.
이는 리얼리즘의 세계가 아니라 판타지를 지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배경도 '꿈의 도시'인 뉴욕이며, 태민의 안무를 완벽하게 구현하며 날아다니는 분신(分身)과도 같은 존재가 있고, 한쪽 다리가 불편한 태민이 지팡이를 짚고 걷는 모습도 스텝으로 승화시켜 고독하게 담배 피우는 모습과 함께 멋지게 연출했다. 춤을 충실히 돕는 음악은 '싱싱싱' '뉴욕 뉴욕' '웬 아이 폴인 러브' '플라이 투 더 문' 등 잘 알려진 재즈 넘버들과 창작곡의 믹스였다. 어떤 곡이 창작곡이고 어떤 곡이 재즈를 편곡한 것인지 명시돼 있지 않아 아쉬웠지만 촌스럽지 않게 춤과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좋았다.
사실 어떤 뮤지컬 연출가들처럼 어떤 뮤지컬 평론가들 역시 음악과 춤에 대한 이해는 떨어지고 텍스트의 분석과 비평에만 강한 듯하여 아쉬울 때가 많다. 뮤지컬은 정말이지 글로 쓰인 대본만 가지고 말할 수 없는 장르인데도 말이다. 그런 분들이 '올 댓 재즈'를 보면 어떻게 평하실지 궁금하다.
▶25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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