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3.31 23:43
| 수정 : 2010.03.31 23:48
"21세기 최고의 뮤지컬" 찬사…
'빌리 엘리어트' 런던서 5주년 기념무대
무용수 꿈꾸는 탄광촌 소년
美 토니상·英 올리비에상 최고 영예 휩쓸며 대히트
8월 한국서 아시아 초연
"내 귓가에 음악이 들려올 때면/ 눈을 감고 음악 속에 난 사라지죠/ 그러면 뭔가가 타오르는 느낌이/ 내 맘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오고…."
감전(感電)이라도 된 듯 관객은 엉덩이를 일으켰다. 오디션을 망친 빌리가 '춤출 때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에 이 노래 '일렉트리서티(electricity)'로 답할 때였다. 춤으로도 번지는 이 장면이 끝나자 공연 중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기립박수가 터진 것이다.
지난 30일 밤(한국시각 31일) 영국 런던 빅토리아역 부근에 자리잡은 빅토리아 팰리스 극장(1500석). 2005년 3월 31일 여기서 세계 초연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가 이날로 만 5년을 꽉 채웠다. 호주·미국 공연까지 3200회를 내달리는 동안 전세계에서 450만 관객이 빌리의 꿈을 응원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같은 제목의 영화(2000년)에서 뻗어나왔다. 이야기는 영국 북부 탄광촌의 11세 소년 빌리가 역경을 뚫고 발레 무용수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엄마 없는 아이의 외로운 투쟁은 파업과 실직이라는 공동체의 비극과 한덩어리로 굴러간다.
"회전할 땐 한 곳을 응시해라."
한 다리로 팽이처럼 도는 발레 동작인 피루에트를 가르치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혼돈 속의 집중, 어지럼 속의 균형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대비(contrast)로 요동치는 성장 드라마였다. 복싱과 발레,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삶과 죽음, 파업한 광부들과 진압경찰들, 눈물과 웃음 등이 겹쳐지며 크고 단단한 눈덩이로 돌진해왔다.
사람은 꿈꾸기 때문에 현실에 분노한다. 분노의 뿌리는 희망인 셈이다. 빌리가 자기 그림자와 춤을 출 때, 할머니의 인생이 빈 의자들로 표현될 때, 광부들과 경찰들의 긴장된 대치 속에서 빌리가 춤출 때 이 뮤지컬은 아름다운 무늬를 찍어냈다. 빌리와 엄마가 함께 노래 '편지'를 부르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고였다. 공간을 압축·확장하는 안무의 에너지가 출렁였다.
런던은 이른바 뮤지컬 '빅4'의 고향이다.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등은 여기서 태어나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하며 세계시장으로 도약했다. 2000년 이후 영국에서 세계 초연된 뮤지컬 중 올리비에상(영국)과 토니상(미국)의 작품상을 석권하며 히트한 건 '빌리 엘리어트'뿐이다. 토니상에서는 역대 최다인 1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트로피 10개를 쓸어담았다. 타임지(誌)는 "'빌리 엘리어트'는 지난 10년의 최고 뮤지컬"이라고 평했다.
5주년 기념무대에는 작곡가 엘튼 존, 작가 리 홀, 연출가 스티븐 달드리, 1대 '빌리' 리엄 모어 등이 초대됐다. 뉴캐슬의 탄광촌에서 자란 리 홀은 "초연 이후 극본을 4~5번 손질했다"며 "'빌리 엘리어트'는 관객과 반응하며 진화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날이 세 번째 관람이라는 티아 피셔(이스라엘)씨는 "'빌리 엘리어트'가 다섯 살이 되는 동안 내 꿈(디자이너)도 자란 느낌"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엔 한국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오는 8월 13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초연된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공연되긴 처음이다. 이 성장 드라마는 한국 관객과 어떤 정서를 주고받을까. 개막까지 135일 남았다.
한 다리로 팽이처럼 도는 발레 동작인 피루에트를 가르치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혼돈 속의 집중, 어지럼 속의 균형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대비(contrast)로 요동치는 성장 드라마였다. 복싱과 발레,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삶과 죽음, 파업한 광부들과 진압경찰들, 눈물과 웃음 등이 겹쳐지며 크고 단단한 눈덩이로 돌진해왔다.
사람은 꿈꾸기 때문에 현실에 분노한다. 분노의 뿌리는 희망인 셈이다. 빌리가 자기 그림자와 춤을 출 때, 할머니의 인생이 빈 의자들로 표현될 때, 광부들과 경찰들의 긴장된 대치 속에서 빌리가 춤출 때 이 뮤지컬은 아름다운 무늬를 찍어냈다. 빌리와 엄마가 함께 노래 '편지'를 부르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고였다. 공간을 압축·확장하는 안무의 에너지가 출렁였다.
런던은 이른바 뮤지컬 '빅4'의 고향이다.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등은 여기서 태어나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하며 세계시장으로 도약했다. 2000년 이후 영국에서 세계 초연된 뮤지컬 중 올리비에상(영국)과 토니상(미국)의 작품상을 석권하며 히트한 건 '빌리 엘리어트'뿐이다. 토니상에서는 역대 최다인 1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트로피 10개를 쓸어담았다. 타임지(誌)는 "'빌리 엘리어트'는 지난 10년의 최고 뮤지컬"이라고 평했다.
5주년 기념무대에는 작곡가 엘튼 존, 작가 리 홀, 연출가 스티븐 달드리, 1대 '빌리' 리엄 모어 등이 초대됐다. 뉴캐슬의 탄광촌에서 자란 리 홀은 "초연 이후 극본을 4~5번 손질했다"며 "'빌리 엘리어트'는 관객과 반응하며 진화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날이 세 번째 관람이라는 티아 피셔(이스라엘)씨는 "'빌리 엘리어트'가 다섯 살이 되는 동안 내 꿈(디자이너)도 자란 느낌"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엔 한국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오는 8월 13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초연된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공연되긴 처음이다. 이 성장 드라마는 한국 관객과 어떤 정서를 주고받을까. 개막까지 135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