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세계 음악의 波市, 통영에 서다

입력 : 2010.03.17 03:07

19~25일 시민회관·도천테마파크 등지서 국제음악제
프린지공연 12일 시작 'MUSIC+'가 올해 주제… 미술·영화·무용도 결합

16일 밤 경남 통영시 도천동 페스티벌 하우스 내 프린지홀. 어둠이 내려앉은 바깥 풍경과 달리 은은한 조명이 무대를 비추는 프린지홀에서는 재즈 밴드 'So Hot', '초딩' 밴드 '크레파스' 등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2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우렁찬 박수 소리가 프린지홀을 뒤덮었다. 밤의 깊은 검은 색, 자유로이 흐르는 재즈의 선율…. '이른 봄'의 희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

이들의 공연은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통영시 일원에서 열리는 2010 통영국제음악제의 공식 공연에 앞서 열리는 프린지 공연. 프린지 공연은 공식 공연이 아닌 주변부 자유 공연을 뜻한다.

통영관악합주단 금관앙상블이 통영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여황산 정상 북포루에서 프린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통영관악합주단 금관앙상블이 통영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여황산 정상 북포루에서 프린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프린지 공연은 지난 12일 시작돼 통영의 봄을 음악축제의 장으로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통영관악합주단 금관앙상블이 통영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북신동 여황산(해발 174m) 정상 북포루에서 이날 정오 우렁찬 팡파르와 함께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 공연의 개막을 알렸다.

이어 전년도 프린지 그랑프리를 수상한 '비바보체', '파란별'의 공연이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도천테마파크 등지에서 이어졌다.

한국 최정상의 베이스 3명이 펼치는 '쓰리 베이스'(20일 오후 4시 30분 열방교회), 바로크 연주단체 '바흐솔리스텐서울'(19일 오후 4시 30분 열방교회),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 등으로 유명한 인디락밴드 '크라잉 넛'(20일 오후 8시 내죽도공원, 21일 오후 7시 도천테마파크), 노래모임 '나팔꽃'의 도종환 시인과 동인들의 공연(20일 오후 8시 30분 도천테마파크), 크로스오버 연주단체인 '새바'(19일 오후 4시 경상대 해양과학대) 등의 스페셜 콘서트 등이 이어진다.

24일까지 통영시 일원에서 펼쳐질 프린지 공연에는 전국에서 147개팀이 참가, 관객이 있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200여회 공연을 펼친다.

김소곤 프린지 추진위원장(통영음악협회장)은 "미륵산(해발 461m) 정상은 물론 이순신 장군의 호국얼이 서린 한산도 제승당, 해저터널 등 사실상 통영시내 전역이 프린지 공연장"이라며 "일정에 없던 게릴라 콘서트 등을 포함하면 공연 횟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국제음악제 공식공연

2010 통영국제음악제는 19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개막연주회 '음악+오페라:오르페오 & 에우리디체'로 막이 오른다. '오르페오 & 에우리디체'는 글룩(1714~1787)이 오르페우스 신화를 기반으로 쓴 오페라. 국내 최고의 현대 음악 앙상블로 꼽히는 TIMF앙상블과 국립오페라단이 바로크 오페라를 공동 제작, 무대에 올린다.

9회째를 맞는 이번 음악제는 윤이상(1917~1995)의 곡명에서 주제를 차용해왔던 예년과 달리 'MUSIC+'라는 새로운 테마를 선정했다. 음악에 오페라·미술·무용·영화·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 실험적이면서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다.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영화음악 콘서트'는 '음악+영화', 작가 카프카의 시에 곡을 붙인 '카프카-프라그멘트'는 '음악+문학', 자비에 르로이가 지휘 퍼포먼스로 무용극을 펼치는 '봄의 제전'은 '음악+무용극'으로 음악이 다양한 장르와 변주된다.

또 젊은 두 거장의 독주와 듀오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 '피아니스츠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 세계 3대 카운터테너 가운데 선두 주자로 꼽히는 '안드레아스 숄', 북유럽의 청정한 선율을 들려줄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노르웨이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명성 있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 차별화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음악회 개막일인 19일 야외공연이 가능한 음악광장과 180석 규모의 메모리홀, 선생의 유품이 전시되는 윤이상 전시실 등을 갖춘 도천테마파크가 문을 연다. 도천테마파크에서는 음악제 공식 공연과 프린지 공연의 일부가 열리며, 윤이상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통영국제음악제의 공식 공연 프로그램은 16개. 음악제는 25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모든 프로그램을 윤이상의 곡으로 꾸민 '음악+윤이상:윤이상을 기리며'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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