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3.15 03:16
피아니스트 손열음 '토크 앤 콘서트'
"농구 팬인 어머니는 원주 홈 경기는 빼놓지 않고 가서 보세요. 한번은 제 연주 영상 테이프 위에도 농구 경기를 녹화하시던 걸요."
13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토크 앤 콘서트(Talk&Concert)'.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 손범수·진양혜 부부가 "한국 연주자의 부모들은 때때로 자식에 대한 정성이 지나쳐 '매니저 맘(Manager Mom)'으로 불리지 않느냐"고 묻자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이렇게 답했다. 손열음은 "집에서도 TV는 뉴스 시간 외에는 24시간 내내 구기종목만 틀어놓는다. 딸 연주회와 농구 경기가 같은 날 열리면 '어딜 가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온가족이 스포츠 팬"이라고 했다. 토크 쇼의 이야기와 연주회의 음악을 결합한 발상으로 예술의전당이 올해 시작한 '토크 앤 콘서트'에는 이렇듯 사랑방 같은 온기와 웃음이 넘쳤다.
13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토크 앤 콘서트(Talk&Concert)'.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 손범수·진양혜 부부가 "한국 연주자의 부모들은 때때로 자식에 대한 정성이 지나쳐 '매니저 맘(Manager Mom)'으로 불리지 않느냐"고 묻자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이렇게 답했다. 손열음은 "집에서도 TV는 뉴스 시간 외에는 24시간 내내 구기종목만 틀어놓는다. 딸 연주회와 농구 경기가 같은 날 열리면 '어딜 가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온가족이 스포츠 팬"이라고 했다. 토크 쇼의 이야기와 연주회의 음악을 결합한 발상으로 예술의전당이 올해 시작한 '토크 앤 콘서트'에는 이렇듯 사랑방 같은 온기와 웃음이 넘쳤다.

그동안 연주 무대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개인적 사연도 손열음은 공개했다. 그는 2살 반에 처음 고향 원주의 피아노 학원을 찾아갔지만 '나이가 너무 어리니 내년에 오라'는 말을 듣고 꼬박 1년을 기다렸다고 했다. 또 먼 훗날 소극장 같은 아담한 식당을 차려서 와인과 음악이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꿈이라고도 했다.
손열음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인 첼리스트 김민지와 피아니스트 김선욱도 연주와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받았다. 김선욱은 "음악가로서 그에게 가장 부러운 것은 한없이 유연한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손열음과 김선욱이 피아노 2대를 나란히 맞물린 뒤 마주보고 앉아서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경기 음악으로도 유명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리스트 편곡)에서 손열음은 완전무결한 양손으로 건반 위의 '트리플 러프'를 선보였다.
이야기와 음악의 두 마리 토끼를 쫓느라 공연시간이 두 시간 반에 이르렀고, 진행자들이 던지는 질문의 밀도가 때때로 헐거웠다. 하지만 보통 말없이 연주에만 몰입하는 연주자의 방문을 열어보는 듯한 재미는 쏠쏠했다. 올해 '토크 앤 콘서트'는 뮤지컬 가수 김소현(4월 24일), 하피스트 곽정(5월 15일), 피아니스트 이루마(6월 19일), 김선욱(9월 18일) 등으로 이어진다. (02)580-1300